김태억 대표, 파이프라인 생산공장 구축 등 제언…기초과학 투자 강조

국내 의약품시장은 라이센싱 기반의 성장모델이 한계에 달하면서 차세대 모달리티를 기반으로 하는 선순환 구조의 바이오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위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지속 공급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생산공장 구축과 글로벌 물질도입 비용지원, 기획창업 지원 등이 강조됐다.

김태억 리드컴파스인베스트먼즈 대표(전 KDDF 개발본부장)은 2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개최한 프레스 웨비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김태억 대표는 '국내 의약품시장의 현실과 미래 진단'을 주제를 통해 새로운 모달리티 기반의 사업모델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20년 기준 1조원 이상 라이센싱 건은 10건으로, 최근 10년 간 글로벌 라이센싱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며 "그러나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과정에서 실패율이 높은 만큼 반환되는 라이센싱 비율도 비례하고 있다. 라이센싱 중심의 비즈니스모델이 지속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라이센싱 총계약규모는 62억 달러, 선수금은 2.5억 달러로 1건당 평균 250억원이다. 1조원 딜에 따른 연간 영업이익이 100~200억원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KDDF(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제약바이오기업 파이프라인 총 559개 중 신규 모달리티는 3.8%로 5%에도 못미친다.

이는 곧 낮은 영업이익, 낮은 연구개발 투자, 낮은 혁신성의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

최근 계단형 약가제도 도입으로 제네릭 중심의 기업들은 점차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혁신신약 개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됐다. 상위 제약기업들도 제네릭 약가인하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7~8% 정도로 하락했다.

김 대표는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유한양행이나 한미약품의 영업이익률은 상당히 낮은 반면 건강기능식품 주력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훨씬 높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 같은 현상이 역전되는 것은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신규 비즈니스모델 창출 필요…기초과학 투자 중요"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비즈모델을 창출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와 CMO사업을 통해 고성장했다. 다만 5년 후, 10년 후에도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파이프라인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베스트인플래스보다는 퍼스트인클래스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돈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한 후발주자인 경우 베스트인클래스로 승부하기는 어렵다"며 "FIC 파이프라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혔다.

제약기업 파이프라인 총 559개 중 물질 유형을 보면 대부분 케미칼(255개)이나 단백질(128개)에 집중돼 있다. 이에 반해 새로운 모달리티인 핵신이나 유전자치료제의 비율은 상당히 낮다.

현재 파이프라인은 기업수요에 비해 정부가 지원하는 공급이 적기 때문에 비임상 진입률을 고려해 초기물질 파이프라인이 5배 이상, 정부과제 기술이전률까지 고려하면 7배 이상 증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양적 측면만이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글로벌 인소싱의 필요성이 시급하다"며 "첨복단지와 대학을 연계한 신약 파이프라인 생산공장 구축과 글로벌 C&D(물질도입 비용 지원), 기획창업 지원 등이 미래지향적인 파이프라인을 육성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의과학에 꾸준한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김 대표는 "기업 파이프라인 수요에 대응해 R&D 맞춤 프로그램이 강조되고 있는데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기업 맞춤형보다 차세대 모달리티 중심의 기초연구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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