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수, 수술 건수 등 수련교과과정 미충족 위기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전공의 수련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취급범위, 학술회의 참석 등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아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고시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에 따라 인턴과 레지던트는 3년 또는 4년의 수련 기간에 연차에 따라 달성해야 하는 교육 목표가 있다.

이는 논문 제출이나 타과 파견 등을 제외하고도 전공의가 봐야 하는 환자의 수와 참석해야 하는 학회의 수가 정해져 있는 것이다.

내과 레지던트의 경우 3년의 수련 기간에 퇴원환자 600명 이상, 외래환자 300명 이상 등 환자 취급범위를 채워야 한다.

또한 외부 20회 이상(내과학회 학술대회 5회 이상 참석 포함), 원내 300회 이상, 윤리집담회 4회 이상(전체 수련 기간 동안 내과학회 주관의 춘추계 학술대회에 2회 이상 참석, 수련병원 원내 윤리집담회 연간 최소한 2회 이상 참석) 등의 학술회의 참석 횟수를 충족해야 한다.

외과 레지던트(3년제 기준)의 경우 수련 기간 내 퇴원환자 300명, 외래환자 400명의 환자 수를 충족해야 하며 학술회의는 외부 3회 이상, 원내 240회 이상 참석해야 한다.

연차마다 각 수술참여 100예, 수술소견서작성 80예를 포함해 지도저문의 감독 아래 충수절제술, 탈장교정술, 담낭절제술 등을 정해진 건수 이상 참여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6개월 넘게 전문과목학회의 학술대회가 개최되지 못하고 있어 전공의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수련병원의 경우, 일반 병동을 폐쇄하고 신규 입원과 일부 외래 진료를 축소 운영하면서 전공의가 충족해야 할 수술 건수와 입원, 외래환자 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그 피해가 큰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달 18일 26개 전문과목학회에 전공의 수첩의 필수 환자 수 및 증례에 대한 기준 검토 및 대체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전문과목학회는 온라인 학회 참석도 인정하는 등의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마취통증의학회는 온라인 집담회 등 온라인 학술 활동을 무료로 제공해 전공의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활의학회 역시 임시상임이사회를 열어 학술대회 참여요건에서 온라인 참석도 인정하기로 정했다. 몇몇 전문과목학회는 대한의학회와 보건복지부의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코로나19 초기에 몇몇 병원은 임시 폐쇄를 겪고 전공의들을 급하게 파견 보내 수련을 이어나가기도 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담병원으로 전환된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몇 개월 동안 코로나 환자 진료에서도 배제되고 일반 환자까지도 만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로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본질적인 수련의 취지를 생각해 이 상황에서 의학회가 전공의들을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전협은 의학회 및 각 전문과목학회의 현명한 조치를 기다리며, 전공의들이 전문의시험 응시자격을 갖추고 제대로 수련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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