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자녀교육을 할 때 긍정적인 사고와 비전을 강조한다. 그들은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소년과 거인 골리앗의 싸움을 종종 인용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골리앗을 물리치기에는 너무 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두려움에 떨며 감히 저항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윗은 돌팔매가 빗나가기에는 골리앗의 몸집이 너무 크다며 자신만만하게 덤볐다.

의식의 출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엇인가 할 수 있다. 그러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모든 게 무너질 대로 무너지고 개판 5분 전의 나라가 되고 말았다. 압승으로 177의석을 확보한 집권 여당은 ‘뭐든지 할 수 있다’ 며 독주를 강행하고,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제1야당은 ‘뭐든지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고심하고 있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문 대통령의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식에 상관없이 일을 저지른다.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으로 쑥밭이 되고 말았단 말인가?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국민 다수가 종북 좌파집단의 정체를 제대로 몰랐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 대한 안일한 생각과 함께 우호적인 태도가 빚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입법. 사법. 행정. 국정원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그림자 무늬만 존재한다. 모두가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당의 의중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고 분통이 터질 것만 같은 심정이다. 이대로 가면 국가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는 데, 나라경제가 거덜 날게 너무도 분명한데도, 국민들은 당장 눈앞의 ‘복지 은총’에 ‘감읍’(感泣)하며, 문재인 정권 지지하고 찬양하는 기막힌 세상이 되고 말았다.

지난 4.15 총선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단순한 민주당 압승만이 아니다. 조국, 황운하, 김남국, 최강욱, 윤미향, 유재수, 한명숙의 승리다. 이들의 승리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뒤바뀌고 있다. 조국 일가는 내로남불, 파렴치, 불법 혐의의 백과사전과 같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이런 문제는 투표로 응징해 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조국이 뭘 잘못했느냐'가 승리했다. 민주당의 청년 영입 인재는 '남들도 다 하는 걸 했는데 왜 조국만 문제냐'는 식으로 말했다.

한 때는 우리 사회에선 '다 하는 불법 좀 하면 어떠냐.'는 말은 비판을 받아왔는데, 거꾸로 불법을 자행하는 자들이 승리해 국회의원이 됐다. 그 결과로 이제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자신의 불법 혐의를 수사하는 검사들을 ‘인사 학살’로 공중 분해시켜도 되는 그런 ‘무소불위’의 나라가 됐다. 많은 국민들이 우려한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거대 여당 민주당이 미래 통합당을 배제한 채 단독으로 법사위를 차지한 지 하루 만에 본색을 드러내며, 윤석열 검찰 총장을 겨냥한 발언이 등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법사위 소속 김종민 의원이 지난 16일 라디오 방송에서 한명숙 전 총리 뇌물 수수 사건 수사 과정의혹을 둘러싼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보에 대해 “윤 총장이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 며 법사위에서 이 의혹을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그렇게 야당에 넘겨 줄 수 없다던 법사위를 장악하자마자 터져 나온 일성이 현 정권의 눈엣가시인 윤 총장을 정면으로 조준했다는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 말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단독으로 법사위원장 표결을 강행해 놓고 정작 욕심은 딴 데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을 명분으로 법사위를 사법 통제의 도구로 사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아닌지, 김종민 의원의 그 발언의 ‘저의’가 의심스럽고 여권의 희망사항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앞서 열린 민주당 대표인 최강욱 의원은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겠다." 며 공수처가 신설되면 제1수사 대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꼽았다. 이 같은 정황에서 민주당은 박주민. 송기헌. 김조임 의원 등 조국 사태와 윤석열 검찰 국감 국면에서 ‘주포’ 역할을 했던 종전 멤버에 성(性)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는 유튜브 방송에 반복 출연했던, 그리고 조국을 존경한다며 ‘조국백서’의 저자인 김남국. 조국 법무부의 법무. 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와 윤석열 검찰 국정 감사 때 각각 수비조와 공격조로 활약한 김종민. 백해련의원 등 기존 멤버에 친(親) 조국 변호사 출신 및 법조인 출신 인사들을 법사위에 대거 포진 시켰다.

더구나 법사위 위원장에 법조인 출신이 아닌 친문 중진으로 이해찬 당권파의 핵심인 윤호중 의원을 내정했다. 윤 의원은 원 구성 협상과정에서 18개 상임위 독식 론을 주장한 학생운동권 출신의 강경파다. 특히 탈북 민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 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한 윤건영(서울, 구로 을 초선)의원, 두 의원의 원내 진출을 북한이 부정적으로 받아드릴 테니 선출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무담당 권을 갖는다는 헌법을 부인하는 것으로 비난을 받을 소지가 크다. 또한 윤 의원은 일부 탈북자들을 향해 “그 나라(북한?)가 싫어서 나온 사람들”이라며 탈북 민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 기획 상황실장으로 일하며 대북 특사 단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등 대북관계에 깊숙이 관여해왔던 주요 인물이다. 이들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공격수’를 전면에 배치,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여당의 의지가 읽힌다.

이해찬이 말한 대로 ‘보수를 궤멸(潰滅)시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 같다. 그야말로 ‘의회 사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한 풀이 식 ‘피(血)의 숙청(肅淸)’이 예고되고 있다는 우려감이 든다. 옳은 것이 그른 것이 되고, 그른 것이 옳은 것이 됐으니 세상은 바뀌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다보니, 민주당이 ‘한명숙 사건’뿐만 아니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이나 ‘유재수 감찰 중단 의혹 사건’ ‘조국 가족 비리 사건’ ‘김경수 도지사 비리 의혹 사건 등의 수사 여파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사의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은 ’다수표‘를 고집하며 자신들의 gl힘을 불리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법사위이 자구(字句)와 체계 심사권을 없애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현재 체계로는 친문 성향의 법사위원장과 골수 의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당론을 앞세워 법사위는 말할 것도 없이 마음대로 본회의로 가는 통로에서 다른 상임위가 마련한 법률안의 ‘자구’와 체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상임위가 동등한 지위와 권한을 가진다는 명제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 특히 법사위는 독주를 막기 위해 수년전부터 국회의장이 되는 당 이외 제1야당에 법사위 위원장을 맡긴 것이 관행이었다. 오죽하면 법사위가 ‘국회 상원’ 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겠는가. 법률의 자구와 체계를 심사하는 일은 한편으로 보면 단순한 검토 작업 같지만 따지고 보면 입법의도가 훼손 되거나 법률안 처리의 의도적 지연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민주당이 야당으로 있을 때 박영선 장관의 행태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지난 16일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이 단독으로 치룬 국회 법사위가 처음으로 열렸다. 국회 개원부터 상인위원장 선출과 회의까지 단독의 연속이었다. 민주당은 국민의 절대지지로 다수의 의석을 차지했다며 국민의 뜻을 따라 일하겠다고 말하지만 협치 없이 다수를 강조하며 독주만 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 우리당이 놓쳤던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 집권 여당이 무엇을 해야 해야하는지 ‘귀를 크게 열고 열개의 눈으로 보며 한 마음이 되는 국민들의 소리’를 ‘경청’하기를 바란다.

더욱이 법사위를  독주도 모자라 장악한 사법 통제의 도구로 사용하려고 한다면 나중에 어떤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지 한 번 쯤은 깊이 성찰했으면 한다. 7월이면 공수처가 생긴다. 왠지 ‘정변’이 일어나지 않을까 두렵다. 작은 것에 여년하다 큰 것을 잃는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문재인 청와대와 민주당 정권이 들어야 할 말은 다름 아닌 조국이 2013년에 했던 바로 그 말이다. “자고로 오만과 도취는 몰락의 시작이다. 완장 찬자들의 충성강요와 군기잡기는 권력 내부의 자신 없음과 불안함의 반증이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인.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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