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단기전략 아닌 국가차원 장기전략 수립돼야" 한목소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있어 현재 집중되고 있는 약물용도 변경은 단기 전략이 될 수 있으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약물 개발이 필요하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20일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0’ 코로나19 특별 세션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동향이 소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김미현 박사는 이날 패널 토론에서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상황에서 약물용도 변경은 단기 전략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새로운 물질을 찾는 것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표적인 약물용도 변경으로 시도되고 있는 렘데시비르나 파비피라비르, 레보비르 등은 항바이러스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될 경우 단기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약물용도 변경은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는 구체적인 전략이 아니다보니 드라미틱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항바이러스 효과 측면에서 효능을 높이려면 새로운 약물 개발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올리고 뉴클레오티드, 바이러스 백신, 세포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치료 기술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김미현 박사는 "감염병의 재발 여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각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물질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전략이 국가 차원에서 수립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도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을 찾기 위한 스크리닝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파스퇴르연구소는 메르스 사태를 통해 스크리닝을 준비해왔고 이번 코로나19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현재 48개 약물 중 최종 2개 약물을 선정해 연구자 임상이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 중 구충제 성분은 올해 7월 국내 임상 1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단기적으로 약물재창출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항바이러스 약물을 개발해야 한다"며 "렘데시비르처럼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가 감염병이 발생하면 임상 2상, 임상 3상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CM생명과학 송순욱 부사장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송 부사장은 "코로나19 감염 진행과정을 보면 사망의 위험을 높이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하는데 줄기세포 치료제는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능력이 있어서 이를 컨트롤할 수 있다"며 "현재 급성 췌장염 줄기세포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데 적응증을 확장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 개발된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리퍼포징 임상을 볼 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특이적인 효능은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HIV 치료제의 칵테일요법과 같이 케미칼+항체+줄기세포치료제 등 병용치료 전략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올릭스 이동기 대표 역시 리퍼포징 약물의 한계를 지적하고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감염병치료제 개발은 감염병이 지나가버리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산업적 동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약물 리퍼포징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가 기업의 감염병 치료제 개발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나 전략의 우수성 등 과학적 검토와 검증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기적으로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협력해 다양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세계적 갱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진단키트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는 제조업에 기반한 산업으로, 실제로 국내 신약개발 토양이 경쟁력을 갖췄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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