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종근당·동아·일동 '늘고' vs 유한·한미·제일·보령 '줄어'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들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것과는 별개로 도입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일약품은 상품비중이 줄었음에도 여전히 77%에 달해 매출액 대비 비중도가 가장 높았으며, 일동제약과 종근당은 상품매출액과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메디팜스투데이가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2019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국내 상위 10개 제약사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상품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평균 상품비중은 44.1%로 전년 43.9%에 비해 1.1%p 증가했다.

상품매출액도 전년 4조 413억원에서 4조 3047억원으로 6.5% 늘어났다.

10개 제약사 중 상품비중이 감소한 곳은 유한양행(-0.9%p), 한미약품(-1.2%p), 제일약품(-0.9%p), 보령제약(-0.2%p) 4곳이었다. 한미약품은 9.5%에서 8.3%로 1.2%p 줄어들어 유일하게 상품비중이 한 자리 숫자를 기록했다.

반면 늘어난 곳은 GC녹십자(0.3%p), 광동제약(1.0%p), 종근당(3.9%p), 대웅제약(0.9%p), 동아에스티(2.4%p), 일동제약(5.3%p) 등이었다.

상품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제일약품으로 77.1%에 달했으며, 이어 광동제약 65.5%, 유한양행 54.3%, 녹십자 45.5%, 대웅제약 41.9%, 종근당 40.3%, 보령제약 37.0%, 동아에스티 35.1%, 일동제약 34.9%, 한미약품 8.3% 순이었다.

제일약품의 상품비중은 전년 78.0%에서 77.1%로 0.9%p 줄었으나 여전히 높았다. 도입품목 중 화이자의 매출 탑3인 리피토 1679억원, 리리카 619억원, 쎄레브렉스 475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3품목만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의 40%가 넘었다. 다케다의 란스톤 LFDT, 액토스, 덱실란트 등의 매출도 200억원에서 30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제일약품 뒤를 이은 광동제약의 상품비중은 전년 65.5%에서 66.5%로 1.0%p 증가한 가운데 삼다수 매출만 2115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2%나 됐다. 이어 면역주사제 547억원(7.3%), 비타민D주사제 50억원(0.7%)으로 집계됐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의 약가인하로 인해 상품비중이 0.9%p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 부진에도 영향을 줬다.

실제 비리어드는 2018년 1494억원에서 지난해 945억원으로 대폭(-36.7%) 감소했고, 469억원을 기록했던 소발디는 사업보고서에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비중이 줄었다. 다만 베링거인겔하임의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자디앙이 401억원을 기록해 어느 정도 손실폭을 상쇄했다.

회사 측은 "수익성이 낮은 상품비중을 낮추고, 자체 제품비중을 높이는 품목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전력을 다했다"고 전했다.

녹십자는 상품비중이 45.2%에서 45.5%로 0.3%p, 대웅제약은 41.1%에서 41.9%로 0.9%p, 동아에스티는 32.7%에서 35.1%로 2.4%p 증가했다.

대표적인 도입품목으로 녹십자는 BMS의 바라크루드, MSD의 조스타박스 등이 있으며 대웅제약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와 넥시움, 다이이찌산쿄의 세비카 등을 보유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캔박스와 의료기기 및 진단 부분이 상품에 포함됐다.

종근당과 일동제약은 상품비중이 높은 축은 아니지만 각각 3.9%p, 5.3%p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상품매출액도 각각 24.8%, 21.3%로 타 제약사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종근당은 도입품목 중 MSD의 자누비아가 전년 1325억원에서 1405억원으로 6% 증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이탈파마코의 글리아티린과 MSD의 아토젯도 전년 528억원과 359억원에서 604억원과 550억원으로 각각 14.4%, 53.2% 크게 늘었다.

종근당은 기존 암젠의 프롤리아, 화이자의 프리베나13 등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CJ헬스케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신약 케이캡정, 알보젠코리아의 피임약 머시론과 비만치료제 큐시미아 등 주목받는 품목을 대거 도입하며 외형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라니티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일동제약도 동아에스티의 소화기분야 제품인 모티리톤과 가스터를 도입해 200억원대에 달하던 큐란의 공백을 메웠다.

또 동화약품이 판매하던 GSK의 일반의약품 테라플루 등 9종에 대한 판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큐란과 비만치료제 벨빅 퇴출의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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