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병욱 교수
코로나19로 전 세계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이 선언됐다. 마지막 보루였던 중남미까지 전파되면서 6대륙 전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국가마다 특단의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개인위생이 중요해졌다. 그중에서도 손 씻기는 바이러스 감염 예방의 첫 관문이나 다름없다.

흔히 감기 바이러스는 코나 입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전염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입이나 코를 만지면서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로 감염질환의 60% 정도가 손을 통해 전염된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은병욱 교수는 “손을 씻는다 해도 그냥 물에 손만 대충 비비기만 하면 소용이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손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3시간 이상 활동하므로, 하루에 최소 8번 이상 제대로 씻어야 손을 통해 전염되는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횟수와 상관없이 올바른 손 씻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손 씻기 생활화는 감염 예방에 첫 관문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보통 사람의 손에는 약 6만 마리 정도의 세균이 있다. 양손이 아니라 한쪽 손만 계산한 수치다. 항상 움직이면서 뭔가를 잡고 만지고 나르는 손은 우리 몸에서도 각종 유해 세균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부위다. 세균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 피부 등을 만지는 건 질병 노출의 지름길인 셈. 본인뿐만 아니라 오염된 손으로 만진 물건이나 음식 등에 옮겨졌다가 다른 사람에게 질병을 전염시킨다.

오래된 책, 컴퓨터 키보드, 마우스 등 세균의 주요한 서식처
평소에도 세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손 씻기를 습관화해두는 것이 좋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는 반드시 손을 씻는다.
▲돈을 만진 후 ▲애완동물과 놀고 난 후 ▲콘텍트렌즈 빼기 전과 끼기 전 ▲코를 푼 후, 기침한 후, 재채기 후 ▲음식 차리기 전, 음식 먹기 전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 요리 안 한 식재료를 만진 후 ▲씻지 않은 샐러드 등 과일과 채소를 만진 후 ▲기저귀 교체 후 ▲환자와 접촉하기 전과 후 ▲상처 만질 때, 상처 만지고 난 후

최근에는 손을 대지 않는 자동 수도나 풋터치 방식의 절수페달이 많은데, 이 또한 위생에 도움이 된다. 손을 잘 씻더라도 수도꼭지를 잠그면서 병균이 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래된 책과 돈도 세균의 주요한 서식처이다. 컴퓨터 키보드, 마우스 등을 만지고 나면 엄청난 양의 세균과 접촉했다고 보면 된다. 흔히 컴퓨터로 작업을 하면서 뭔가를 먹게 되는데, 여기서 나온 음식 부스러기가 자판 틈을 통해 빛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있다가 습기와 결합하면 균들이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서식지로 변하기 때문이다. 자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도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물과 알코올을 6대 4의 비율로 섞어 헝겊에 묻혀 닦아내거나 초극세사 천으로 스마트폰을 닦는 것이 효과적이다.

손 소독제와 세정제, 손 씻을 수 없는 상황에서 보조적으로 사용
만일 손을 씻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선책으로 알코올 손 소독제를 사용한다. 손 소독제는 에탄올, 이소프로필알코올 등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의약외품이다. 손과 피부의 살균 소독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젤 또는 액체로, 물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물비누 형태의 손 세정제는 화장품 중 인체 세정용 제품류로 분류된다. 손 세정을 위해 물을 사용해 씻어내는 제품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살균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물로 세척하는 것보다는 세균을 감소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를 비롯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잘 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손 씻기라고 말한다.

손에 묻은 바이러스는 3시간 이상 머물며 활동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을 막으려면, 아무리 손을 씻는다 해도 그냥 물에 손만 대충 비비기만 하면 소용이 없다. 손에 비누를 묻혀 거품을 충분히 낸 다음 흐르는 물에 구석구석 씻어야 한다. 손깍지를 끼고 손가락 사이를 문질러 씻고, 손가락으로 손바닥의 손금을 긁어내듯 씻는 것도 좋다. 손가락은 손바닥으로 감싸서 따로 씻어야 한다. 특히 엄지를 깨끗이 씻는다. 손바닥뿐만 아니라 손등과 손목도 씻고, 마지막으로 양손의 손톱을 맞닿게 해서 비벼준다. 반지를 낀 사람은 반지를 뺀 자리까지 꼼꼼히 씻도록 한다. 손을 씻은 뒤에는 면수건보다 페이퍼타월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손에 묻은 바이러스는 3시간 이상 활동하므로, 하루에 최소 8번 이상은 씻어야 손을 통해 전염되는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은병욱 교수는 “손 씻기는 호흡기 질환이 유행할 때 감염을 크게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생활화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은 손이 얼굴이나 입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자주 만지는 장난감, 스마트폰은 물과 알코올을 6대 4의 비율로 섞어 헝겊에 묻혀 닦아내거나 초극세사 천으로 수시로 닦아내야 한다. 아이들이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기는 버릇도 고쳐줘야 한다. 손톱과 발톱이 길게 자랐는데도 그대로 두면 세균의 온상이 될 수 있으므로 항상 단정하게 관리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은병욱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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