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개사 총 322품목 허가…제네릭 난립 방지 위한 규제정책 무색

화이자의 말초 신경병증 통증치료제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 제네릭의 국내 품목허가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과열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서방제제와 정제 형태 제품이 가세한데다 올해 들어 기존 캡슐제형도 잇달아 허가받으며 무려 300품목이 넘어 제네릭 난립을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정책을 무색케했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허가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금까지 프레가발린 제제는 오리지널인 리리카를 포함해 총 350품목으로, 이 중 유효기간만료와 폐업 등의 이유로 취하된 28품목을 제외하면 322품목이다.

올해 들어서만도 케이엠에스제약, 엔비케이제약, 보령바이오파마, 보령제약, 오스코리아제약 등 5개 제약사가 13품목을 허가받았다.

지난 2005년 국내 허가받은 리리카는 연 600억원대 처방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대형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화이자는 지난 2017년 8월 통증에 대한 리리카의 용도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 출시가 이어지자 2018년 25mg, 50mg 저용량 제품과 서방정을 내놓으며 시장방어에 나섰다.

후발주자인 국내사들도 서방정과 저용량 제제, 정제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오리지널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유한양행이 오리지널인 리리카CR정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서방형 제제 '유한프레가발린서방정'을 국내 허가받았다. 기존 캡슐형 제제의 1일 2회 복용법을 1일 1회로 개선한 제품이다.

곧이어 대원제약의 '리카뉴로서방정', 엘지화학의 '젤리프서방정', 지엘팜텍의 '카발린CR서방정', 지엘파마의 '슈프레가CR서방정', 한림제약의 '가바뉴로서방정' 등 5품목도 합류했다.

프레가발린 정제는 삼일제약이 '가벨린정'을 지난 2017년 7월 처음으로 허가받았다. 이후 한국휴텍스제약, 일성신약, 현대약품, 명문제약, 인틀바이오파마 등이 가세했다.

일반적으로 정제는 캡슐 제형에 비해 온도나 습도에 안정적일 뿐 아니라, 크기가 작아져 캡슐제형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보다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허가받은 품목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캡슐 제제에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서방형 제제나 정제의 시장규모가 미미한 편이기 때문에 600억원이 넘는 캡슐 제제를 타겟으로 하는 곳이 많은 것 같다"며 "120여개의 제약사 참여로 과열경쟁이 예고되지만 제네릭 규제 시행 전에 우선 허가받고 보자는 경향이 짙어 실질적인 경쟁사는 그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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