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회장 김재규 중앙대학교병원)는 학회 국책연구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립암센터 최일주 교수(소화기내과 전문의, 위암센터)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지난달 30일 새로운 연구논문을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은 논문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70.67점에 달하는 의학 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지이다.

최일주 교수는 이미 2018년도에 ‘내시경 절제술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의 위암 예방효과’에 대한 논문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게재한 바 있으며, 이번 논문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게재된 그의 두 번째 논문이다.

이번 논문은 ‘위암환자 가족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의 위암 예방효과’에 관한 연구로서, 위암환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에 따른 위암 예방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는 제균 치료를 받으면 위암 환자의 가족의 위암 발생 위험이 55%나 감소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에서 위암은 전체 암 발생 중 13%를 차지하는 발생 1위의 암종이다. 위암환자의 가족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및 유전적 요인, 환경 요인 등을 공유하기 때문에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없는 일반인에 비해 위암 발생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일주 교수팀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부모 또는 형제자매가 위암환자인 3100명의 가족 중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양성인 1676명에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대한 제균 치료제 또는 위약을 투여했고, 이후 2018년까지 위암 발생 여부를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중간값 9.2년(최장 14.1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제균 치료제를 복용한 대상자 832명 중 10명(1.2%)에서, 위약 복용 대상자 844명 중 23명(2.7%)에서 위암이 각각 발생했고, 이는 제균 치료제를 복용한 대상자에서 위암 발생 위험이 5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의 성공 여부에 따른 추가 분석에 의하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에 성공한 대상자 608명 중 5명(0.8%)에서, 지속적으로 감염돼 있는 대상자 979명 중 28명(2.9%)에서 위암이 각각 발생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에 성공한 경우 위암발생 위험이 73%나 감소했다.

이번 연구는 위암환자의 가족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위암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증명한 것으로 위암 고위험군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높은 수준의 근거를 제시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진료가이드라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최일주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항생제 내성이 있을 수 있어 제균 치료 후에는 반드시 제균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위암 예방효과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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