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씨제이·유한 등 AI기업과 협업…정부 데이터 활용 발표 부채질 예상

국내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AI(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신약개발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의 의료데이터 활용 및 민간개방 확대 발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 A2A 파마와 항암 신약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A2A는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신약 설계 플랫폼인 ‘SCULPT’를 활용해 신규 화합물을 설계하고, 대웅제약은 이 구조를 기반으로 물질 합성 및 평가를 수행해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해 낸다는 계획이다.

SCULPT는 자체 개발 기술을 통해 암을 유발하는 표적의 구조를 정밀 분석하고, 표적에 적합한 수억개의 독창적인 물질을 설계해 표적 기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며, 물질의 결합력 및 약물성을 인공지능 학습으로 예측함으로써 표적에 최적화된 물질을 선별해 낼 수 있는 약물 발굴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미 지난해 초 헬스케어인공지능사업부를 신설하고 AI 연구에 집중했다. 또 UNIST(울산과학기술원), 네이버, 분당서울대병원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유전체 변이 분석을 통한 맞춤형 항암제 개발과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 AI 플랫폼 연구를 추진해왔다.

씨제이헬스케어도 지난해 12월 AI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 스탠다임과 손잡고 AI를 활용한 항암신약 개발에 나섰다.

스탠다임은 AI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신약의 새로운 화합물 구조를 찾아내고, 씨제이헬스케어는 이 구조를 기반으로 물질 합성 및 평가를 진행해 2021년까지 후보물질을 도출할 예정이다.

국내 AI기업인 스탠다임은 인공지능 기반 선도 물질 최적화 플랫폼인 '스탠다임 베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신규 적응증 및 작용기전 예측 플랫폼인 '스탠다임 인사이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유한양행 역시 지난해 11월 캐나다 바이오텍 기업인 사이클리카와 AI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사이클리카의 AI 기반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통해 선별된 2개의 R&D 프로그램 특성에 적합한 물리화학적 특성을 가진 후보물질들을 빠른 시간 안에 확보한다는 것이다.

사이클리카의 플랫폼은 약물타깃에 결합하는 후보물질들의 약리학적, 물리화학적, 체내동태적 특성까지 고려해 선별한다는 점에서 다른 AI 신약개발 플랫폼들과의 차이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JW중외제약은 산하 C&C 신약연구소에서 300여종의 암세포 유전 정보에 기반을 둔 플랫폼 '클로버'를 개발했고, SK바이오팜은 SK C&C와의 협업을 통해 AI 약물 설계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AI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9일 개인정보보호법 등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의료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해 올해 3분기 안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종합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에는 가명처리 절차 및 필요한 보안조치, 가명정보 활용 및 제3자 제공 시 절차 및 거버넌스, 가명정보 활용시스템 요건 등이 포함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경우 인공지능 기반의 신약개발을 가속화하는 열쇠로 꼽히지만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있었다"면서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는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과 맞춤형 정밀의료 시대를 앞당기는 헬스케어 혁신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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