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있어 다사다난의 해였고, 명과 암이 엇갈린 해이기도 했다.

연초부터 제네릭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 추진으로 계단형 약가인하 제도가 부활했고, 공동생동이 제한되면서 생동대란을 겪기도 했다. 내년 7월 새로운 약가제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제약사들의 선택과 집중에 대한 고민은 늘고 있다.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치료제로 허가받은 인보사는 주성분이 뒤바뀐 초유의 사태로 허가취소를 당했으며, 지난해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에 이어 올해는 위장약 라니티딘과 니자티딘, 당뇨병치료제 메트포르민에서 NDMA가 검출돼 파장을 낳았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권리반환과 주요 바이오기업들의 잇단 임상 3상 실패 소식은 파이프라인에 대한 근본적 신뢰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부정적 이슈 속에서도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 성과와 신약개발 성과는 이어졌다.

지난 1월 길리어드에 약 8800억원 규모로 NASH(비알콜성 지방간질환) 후보물질 기술수출을 체결한 유한양행은 6월 말에도 베링거인겔하임에 약 1조원대 규모의 NASH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해 주목받았다.

SK바이오팜은 2월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에 약 6200억원 규모로, GC녹십자는 4월 일본 클리니젠에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 ICV'를 라이선스 아웃했다. JW중외제약도 9월 중국 심시어 파마슈티컬 그룹에 약 840억원 규모로 통풍치료제 'URC102'를 기술수출했다.

바이오텍들의 라이선스 아웃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베링거인게하임과 폐질환치료제를 약 1조 46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으며, 레고켐바이오가 약밀레니엄 파마슈티컬과 4500억원 규모로 ADC플랫폼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이밖에도 티움바이오와 레고켐바이오, 올릭스, 알테오젠, 이뮤니스바이오 등이 크고작은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한 해 끝자락에서는 SK그룹이 빛을 발했다. SK케미칼은 국산 치매치료 패치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로부터 허가받았고,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을 허가받았다. 특히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국내 제약사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허가 승인까지 획득한 첫 사례로 의미가 깊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주요 파이프라인 R&D 가속화

이 같은 추세는 2020년 제약바이오업계 전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만 비공개로 진행되는 기술수출보다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허가 및 임상진행에 기대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한양행이 얀센에 기술이전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은 2020년 2분기 국내에서 조건부 허가 획득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1차 치료제로서의 국내 임상 3상에 들어간 레이저티닙은 2020년 1분기에 국내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 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는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지난 12월 27일(현지 시각) 미국 FDA가 BLA(생물의약품 시판허가 신청) 검토를 수락했다고 밝히면서 FDA 승인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전검토 기한이 내년 10월 24일까지여서 빨라도 내년 하반기 승인이 예상된다.

반면 같은 날 기대를 모았던 폐암 표적치료제 '포지오티닙'은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변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해 아쉬움을 남겼다. 스펙트럼은 나머지 6개 코호트 임상에 집중하다는 계획이다.

2019년 9월 동시에 일본에서 네스프(다베포에틴알파)' 바이오시밀러의 품목허가를 획득한 종근당과 동아에스티는 2020년 초 런칭을 통해 일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중국 C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혈우병치료제 '그린진F'와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의 중국 시판허가가 기대되고 있다. 또 미국 임상 3상을 완료한 면역결핍증치료제 '10% IVIG'를 2020년 2분기 미 FDA에 BLA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 시장에 진출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허쥬마의 시장확대와 런칭이 기대되고 있으며, 유럽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한 '램시마SC'의 유럽 런칭도 주목된다.

이밖에도 메디톡스, 제넥신, 오스코텍, 앱클론 등의 주요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어 2020년 임상결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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