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위험↓ 생존률↑ 새 항암치료법…고위험환자 약제 2개 병용 효과적

직장암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 시 병기에 따라 항암제 강도를 조절해 적용할 경우 재발 위험이 줄어들고 생존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태원·홍용상·김선영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6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임상연구에서 직장암 2~3기 환자 321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병기에 따라 보조항암치료 강도를 달리 적용한 뒤 6년 후 경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두 가지 항암제로 강도 높은 치료를 받은 그룹은 한 가지 항암제만 투여 받은 그룹에 비해 직장암 재발 위험도는 37% 감소했으며, 6년간 무재발 생존율은 11.4% 증가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방사선치료와 수술 후에도 종양이 상당부분 남아있을 만큼 수술 후 병기가 2~3기로 높은 환자들이었다. 연구진은 병기에 맞게 보조항암치료를 고강도로 적용함으로써 재발 위험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기존의 획일적인 항암치료에서 벗어나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 지침을 제시한 것"이라며 "국제적인 치료 권고안 개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는 임상종양학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 임상암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피인용지수: 28.3)’ 10월 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항암제 한 가지(플루오로우라실)만 투여한 그룹은 6년간 전체 생존율이 76.4%였고 동일기간 무재발 생존율은 56.8%로 나타났다.

반면 약제 두 가지(플루오로우라실+옥살리플라틴)를 처방받은 그룹은 6년 전체 생존율 78.1%, 무재발 생존율 68.2%를 보이면서, 고위험군 직장암 환자에게는 고강도 보조항암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재발 위험도도 한 가지 약제 그룹을 1로 기준 잡았을 때, 두 가지 약제 그룹에서 0.63이라는 수치를 보여 재발위험이 37% 감소한 점이 확인됐다.

방사선 치료와 수술을 받았어도 종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혹시 남아있을 미세 암세포를 없애는 부가적인 치료가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보조항암치료다.

지금까지는 두 가지 약제를 병용한 보조항암치료가 암 재발 위험을 실제로 낮추는 효과가 있는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임상에서 잘 활용되지 못했었다.

김태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약제를 병용하는 보조항암치료가 전세계 임상종양분야의 표준 진료방침인 ‘미국암센터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인용됐을 뿐 아니라, 국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기 시작하면서 임상현장에서 점차 활용되고 있다"며 ""기존의 일률적인 치료로는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한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수술 후 병기에 맞춰 새 항암치료법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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