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조제료 수 배 달하는 카드수수료…반품은 소포장 공급으로 해결"

항암제 등 고가 전문약 조제시 높은 카드수수료와 반품 문제로 인해 약국가의 볼멘 소리가 높다.

최근 들어 고가의 신약들이 줄줄이 도입됨에 따라 약국가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카드수수료에 대해 정부 차원의 합리적 개선과 함께 낱알 반품의 어려움으로 인한 소포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김동근 대한약사회 부회장(사진)은 최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카드수수료 문제와 관련, 14일 열린 출입기자 브리핑에서 "의약품이 갖는 공공성 때문에 참아왔지만 높은 카드수수료를 약사 개인이 떠안는 것은 문제"라며 "새로 나온 신약 가격은 보통 한달 분에 500만원~1000만원 정도여서 약국이 책임지기에는 큰 액수"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고가 항암제에 대한 연간 조제실적 및 보험약가 현황을 보면 병원처방에 의해 조제되는 전문의약품 중 초고가 항암제에도 1.9%의 동일한 카드수수료가 적용돼 조제수가의 수 배에 달하는 카드수수료를 개별 약국이 감당해야 한다.

실례로 폐암치료제 타그리소를 약국에서 비급여로 28일 처방할 경우 환자 본인부담금은 1274만원, 약국 조제수가는 1만 1600만원이다. 반면, 1.9% 카드수수료를 적용하면 카드수수료만 24만 2127만원에 달한다. 조제료 대비 수수료 비율이 2087%로 20배가 넘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요즘 고가약이 많이 나온 C형 간염치료제의 경우 적게는 300만원에서 500만원 안팎"이라며 "하루에 고가약을 처방받는 환자가 2~3명만 들어와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쉽지 않은 반품이다. 김 회장은 "카드수수료는 아픈 환자가 부담할 수 없으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3000만원 짜리 초고가 다제내성결핵치료제의 경우 180알이 한세트로 처방되는데 한달 복용하다가 중단하면 남은 5개월치는 반품이 안된다"고 호소했다.

또 단 한알이라도 분실되거나 파손되면 180알의 1병을 다시 주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3000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김 회장은 "최소한 낱알반품을 받아준다는 공문서라도 줬으면 한다"며 "제약사가 소포장으로 공급하면 해결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약국의 사정뿐 아니라 환자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약국도 그렇고 도매상도 그렇고 가격도 비싼데다 반품 등의 어려움 때문에 고가약 취급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환자의 접근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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