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폐암학회 “여성폐암검진 50세 후, 5년 혹은 3년”

비흡연여성폐암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아직 미충족 의료수요가 남아있는 영역으로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여성폐암검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50세 전후 첫 검진 후 5년 혹은 3년 정기 검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폐암학회는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성폐암에서 ‘비흡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과거 폐암은 흡연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왔으며, 대부분의 환자가 오랜 기간 동안 담배를 피운 남성 환자들로 여겨졌다.

그러나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위원장 김승준 교수, 간사 허재영 교수)에 따르면 국내여성폐암 환자 발생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3년부터 7000명을 넘어섰으며, 2016년에는 약 8000명에 달하는 여성이 폐암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년도 3592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전년 7339명 보다 650여명이 늘어났다.

대한폐암학회 김영태 이사장.

대한폐암학회 김영태 이사장(서울대병원 흉부외과)은 “최근 흡연 경험이 없는 비흡연여성폐암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미국, 유럽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수술을 받는 폐암환자의 30~40%가 비흡연여성환자”라며 “비흡연여성에게 발생하는 폐암은 흡연을 하는 남성의 폐암과는 그 원인은 물론 임상적으로도 다른 형태를 띠며 유전자적 특성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흡연여성폐암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흡연에 의해 발생하는 폐암을 기준으로 수립된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면서 “비흡연여성폐암에 다각적인 연구 진행을 통해 정확한 원인과 적절한 치료법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폐암을 진단받은 여성의 약 90%가 한 번도 흡연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19세 이상 여성의 흡연율은 2017년 기준 6.0%로 매우 낮았으며, 만 19세 이상 비흡연 여성의 가정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2005년 24.1%에서 2017년 6.3%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연구위원장 김승준 교수는 “여성의 흡연율이 미미한 수치이고, 가정 내 간접흡연 노출률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성폐암이 증가한 것은 인구의 고령화가 중요한 인자의 하나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여성폐암검진 필요···50세 이후 5년 혹은 3년

여성폐암검진에 대한 인식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난 7월부터 국가 암 검진에 폐암이 포함됐다. 그러나 모든 성인 대상이 아닌 폐암 발생 위험군인 만 54세 이상 74세 이하, 30년 갑 이상 담배를 피운 흡연자로 한정됐다.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 이계영 소장은 “비흡연여성들에게 폐암 검진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유방암과 자궁암에 비해 떨어져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국내를 포함한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권에서는 여성의 흡연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폐암 환자의 약 30%가 비흡연여성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흡연 여성에서 발생한 폐암도 절반에 가까운 환자가 진단 당시에 이미 전이가 발생한 4기 폐암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여성 폐암은 말초 폐야에 간유리 음영의 양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교적 천천히 자라는 경향이 있어 저선량 CT 검진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여성 생애전환기라 할 수 있는 50세 전후 갱년기에 첫 번째 검진을 받고 매 5년 혹은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3년에 한 번 정도 검진하는 것이 충분하다”고 의견을 밝히며 “향후 CT를 이용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혁신적 조기폐암 검진 방법을 연구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흡연 여성폐암환자, 치료 경과 월등

비흡여여성폐암환자는 치료 시 경과가 훨씬 좋다는 것이 학회 측의 설명이다.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 엄중섭 교수는 “흡연여성폐암에 비해 비흡연여성폐암 환자는 진단 당시 전신건강상태가 좋고, 폐기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며 “폐암 초기 1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완치 목적의 수술을 받을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진행된 폐암에서도 비흡연여성폐암 환자에서 표적치료제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이 높아져 전체적으로 생존기간이 길다”면서 “폐암의 진단이 되더라도 비흡여여성이 흡연여성보다 예후가 좋다”고 강조했다.

폐암으로 진단된 이후 치료결과에 있어서도 비흡연여성폐암은 흡연여성폐암뿐만 아니라 남성폐암과도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에서는 비흡연여성폐암에 대한 검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비흡연여성폐암에 대한 홍보 및 검진 프로그램에 대한 권고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학회측의 설명이다.

한편 대한페암학회는 오는 10월 17일(목요일) 건국대병원에서 ‘비흡연 여성폐암 캠페인’에 대한 행사를 개최하고 국민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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