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죽겠다’ ‘아파 죽겠다’ ‘힘들어 죽겠다.’ 흔히 고통으로 과장된 죽음에 빗대어 말을 한다. 죽을 만큼 힘이 든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문재인. 조국 때문에 아무래도 제 명(命)에 못 죽을 것 같다.’ 라는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이 국민들에게 ‘죽을 만큼’을 넘어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많은 국민들은 TV에 문대통령과 조국의 뻔뻔스런 모습으로 거짓말을 태연하게 하는 것을 보면 성질이 나 채널을 돌리거나 아예 꺼버린다고도 했다. 술집에서 한 연로하신 분이 동행들에게 "대통령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 했는데, 지금 기회가 평등한가. 안 그렇다. 그럼 과정이 공정했나. 그것도 아니다. 그렇게 나온 결과가 그럼 정의롭다고 할 수 있나. 그것도 아니지 않는 가. 그럼 이게 뭐냐"라며 "국민을 두 패로 분류시킨 대통령의 행태와 조국 때문에 너무 유감이고 요즘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이게 문대통령이 말하든 ‘아무도 경험하지 않는 나라’라는 말인가?”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는 민주화 이후 전례를 찾기 힘든 가치혼란과 윤리전도를 경험하고 있다. 시민적 공적 윤리와 공준은 이미 완전히 패닉 상태다. 공공성의 회복을 외쳤던 촛불시위 3년만의 결과다.

조국 사태는 한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도덕기준과 행동윤리 자체를 무겁게 묻어버리고 말았다. 화합을 추구해야 할 공직 주체들조차 한 진영의 완승과 완패를 저울질하고 갈등의 더 큰 확대를 선동하며 ‘사슴’을 ‘말(馬)라고 우긴다. 대통령도 자신이 벌거숭이인데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으니 분노에 앞서 측은함이 들 정도다.

중도에 있을 대통령은 물론 국정을 책임지는 국가 상층부의 지도자들과 기구들마저 상대를 공격, 비난, 역공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국 한 사람의 공직 임명 문제로 비롯된 극심한 내부분열과 국정 혼돈 상태에서 북 핵 위기, 한미. 한일 관계악화, 일자리 개혁, 청년취업, 헌법, 선거, 재벌, 노동, 교육, 사법개혁 등 산적한 국정목표들은 언제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문 대통령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의 확인”을 새 기준으로 제시 한 바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사고는 민주주의에 위험한 발언이다. 앞선 정부와 문 정권에 이르기까지 많은 총리. 장관. 공직 후보들이 ’본인의 명백한 불법 확인‘ 이전에 사퇴, 지명철회, 낙마한 연유는 본인과 가족의 도덕성과 윤리결여, 입시, 병역, 편법, 탈법, 논문 표절 등이 문제가 되면서다.

이번 조국처럼 종합 판은커녕, 단 하나의 도덕적 결격사유만으로 낙마한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 심지어는 대통령 후보도 자신은 아니지만 자식의 병역비리의혹만으로도 낙마를 했을 정도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친정부, 여당, 언론, 어용시민단체, 얼치기 진보전위대, 민주노조 등이 광적으로 ‘조국 살리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그래서일까. 셀프 기자간담회와 인사 청문회에서 늘어놓은 변명이 거짓말로 속속 드러나지만 표정조차도 안 변한다. 증언이 나와도 모른 다로 일관한다. 그리고 입맞춤용으로 만든 가짜 서류를 흔들어대며 전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나는 ‘문’의 사람임을 내세우며 아주 태연하게 거짓말로 사기극을 벌리고 있다.

이런 위선의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행세를 하며 ‘검사들과의 대화 의 장’을 추진하는 등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개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재산비례 벌금, 공보준칙 개정 같은 조치를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장관직’은 문의 사람으로 흔들림이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부끄러움을 안다면, 양심이 있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뻔뻔한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 한 추악한 범죄 수법까지 동원한 파렴치한 행위에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다. 나치의 프로파간다를 지휘 했던 괴벨스가 남긴 명언이 생각난다.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다음엔 의심되지만, 되풀이 되면 결국 믿게 된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고 지적했다.

동쪽을 묻는데 시치미 뚝 떼고 미친 척 서쪽이라고 대답하면 숨이 탁 막히며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수법은 대중동원 기법과 여론전에 능한 진보 정치인, 운동권 출신들의 장기다. 상대의 허점은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문제가 터지면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논점을 흐리는 교묘한 물 타기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는 재주가 이들에게는 매우 발달된 상태다.

문 대통령이 조국을 감싸는 것과 관련, 항간에는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를 기어코 막아야 하는 절박한 무슨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검찰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까?”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난 토요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많은 시위자(관변시민단체, 노조 등)가 모여 여당, 청와대가 매우 고무된 듯하지만,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국 장관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원하며 이번 수사는 지나치지 않다는 국민이 49%나 되었다. 지나치다는 41%에 불과했다. 조국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임을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군중을 앞세운 정치는 매우 위험하다.

오늘(3일) 오후 조국 장관 일가에 대한 엄격한 수사와 문재인 정부 반성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열리게 된다. 오늘 모인 사람이 지난 토요일 촛불 집회 참석자보다 더 많으면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새 메시지를 발표 할 것인가. 토요일마다 양측이 세 대결을 한다면 그 땐 어떻게 할 것인가.

문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거리 정치’에 의존하는 권력은 바로 그 방식에 의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법치를 훼손하면서 포퓰리즘적 선동에 기대어 나라를 이끌어가려 하는 정권은 정상적인 민주 권력이 아니다. 조국은 대정부질문에서 ‘과거 자신이 내 뱉은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성찰하겠다.’고 답변했는데 이게 어디 성찰 할 일인가. 대통령을 진정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사퇴를 해야 옳다.

문 정권이 들어선 후 당시 문무일 검찰 총장이 특수부 조직을 없애거나 크게 줄여야 한다고 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조국 수석은 가만히 있었다. 같은 정부이기도 하지만 ‘특수부 칼’을 내려놓기가 싫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갑자기 대통령과 청와대와 여당이 특수부 축소를 얘기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니 대통령의 개혁 주문까지 진정성을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공약을 하나도 지키지 않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나셨다고 들었는데 더 강한 수위로 말씀 하시려다 많이 절제 한 것으로 안다.”고 귀 뜸 한다. 대통령이 화가 났다고 검찰을 이렇게 압박해도 되는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절대군주제 국가가 아니다. 왜 화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으로 그런 심기를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다.

검찰총장을 임명하고 “살아있는 권력 앞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개혁”을 요구했던 문 대통령이 아닌가. 바로 자기가 뽑은 사람이다. 지금 국민들도 무척 화가 나 있다. 도대체 국민들이 무엇을 잘못해 이 난리를 겪어야 하는지? 검찰개혁의 핵심을 민주적 통제와 피의자인권 보호에 두는 조국 논리에도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 개혁의 역사는 ‘중립성과 독립성 보장’ ‘정치보복 수사 금지’ 등 정치권력과 검찰의 유착을 막아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검찰개혁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가. 조국 장관은 검찰 수사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과 가족을 수사 중인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을 강요하고도 수사와 무관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러니 여권이 ‘후환’ 이 두려워 윤 총장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나오는 게 아닌 가.

여권은 국민의 의심병만 키우는 진정성 없는 ‘검찰개혁’ 놀음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 어떤 외풍 속에서도 살아있는 권력인 조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는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엄정하게 진행 되어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기운 듯한 대통령의 발언으로 국민들은 양분화 되어 있다. 결자해지다. 진정 민심의 출렁임과 경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조국’을 고집하는 건 국민에 대한 겁박이다. 조국 사태는 조국으로 푸는 게 순리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인.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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