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환자 5명 중 1명 발병…"시력 보존 가능성 높여"

한 쪽 눈에 습성(신생혈관성) 황반변성이 발병했을 경우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실명의 주요 원인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는 습성 황반변성이 양안에 모두 발병할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조기 대응을 가능하게 해, 시력 보존을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이준원 교수팀(연세의대 안과학교실)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이 논문은 ‘한쪽 눈에 신생혈관성 황반변성이 있는 환자에서 반대쪽 정상안의 드루젠 타입에 따른 정상안의 신생혈관성 황반변성 발생 위험 예측’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미국 안과학회지(AJO·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세브란스병원 내원 당시 한 쪽 눈에만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한 환자 280명의 경과를 분석해 이번 연구 결과를 얻었다.

연구 결과 한 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한 전체 환자 중 21%가 발병 5년 이내에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세부적으로,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하지 않은 다른 쪽 눈에 쌓인 ‘드루젠’의 유형에 따른 습성 황반변성 발병 여부에 대해 살폈다.

습성 황반변성을 앓는 환자들은 다른 쪽 눈이 완전히 정상인 경우와, 눈에 일종의 노폐물인 ‘드루젠’이 쌓여 발생하는 건성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경우로 분류해볼 수 있다. 드루젠은 연성 드루젠(Soft drusen), 망상가성드루젠(Reticular pseudodrusen), 파키드루젠(Pachydrusen)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다른 쪽 눈이 정상으로, 드루젠인 없는 환자의 경우에는 5년 내 해당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이 3.6%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쪽 눈이 드루젠을 보유한, 건성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눈인 경우에는 동반된 드루젠의 유형에 따라 발병률에 차이가 있었다. 연성 드루젠과 망상가성드루젠을 함께 가진 환자의 경우, 76%가 해당 눈 또한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됐다. 연성드루젠만 가진 환자인 경우에는 46%에서, 망상가성드루젠만을 가진 경우 25%에서 5년 내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됐다. 다만 파키드루젠을 가진 경우에는 드루젠이 없는 정상인 눈과 유사하게 낮은 발병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미 발생한 습성 황반변성의 세부 유형에 따른 다른 쪽 눈의 발병 가능성도 분석했다.

습성 황반변성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중 전형 신생혈관성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5년 내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19%로 조사됐고,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의 경우 8%, 망막혈관종성증식의 경우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양한 인자 중에서도 성별, 나이 등 다른 요소들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드루젠의 유형’이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가장 유의미한 인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시력 이상이 한 쪽 눈에 주로 발생하는 것과 양안에 모두 발생하는 것은 삶의 질에 큰 차이가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이미 습성 황반변성의 발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와 의료진으로 하여금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할 가능성을 미리 살피고,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