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눈‧굳은살과 비슷한 외형, 발견 못 해 방치하는 경우 많아

[사례 1]

고등학생 A모 군(17세)은 예전부터 손에 티눈이 있다. 티눈 밴드를 이용해 제거해보기도 했지만, 금방 다시 생기고 크게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방치해두었다. 최근에는 티눈 주변에 검은 점 같은 것이 여러 개 보이는 것 같고 다른 손가락으로도 번져 혹시 큰 병이 아닐까 걱정되었다. 동네 병원을 방문하니 바이러스성 사마귀라는 것을 들었고, 냉동치료를 권유받았으나 통증이 무서워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 면역력을 높여 치료하는 한방 치료에 대해 알게 되었고, 뜸과 한약을 통해 사마귀를 치료할 수 있었다.

9년간 사마귀 환자 수 2배 증가, 절반이 면역력 약한 청소년 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10년에는 약 25만 8천 명이었던 사마귀(질병코드 B07, 바이러스 사마귀) 환자 수가 2018년에는 약 49만 5천 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10대 이하의 청소년은 239,462명으로 48.3%에 달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강민서 교수는 “사마귀는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미성숙한 어린 시기에 걸리기 쉽다. 또한, 어린아이는 사마귀를 숨기거나 발견하지 못해 점차 커지고 번져 난치성 사마귀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면역력 저하로 인한 HPV 바이러스 저항력 감소가 주요 원인

사마귀는 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돼 피부 또는 점막 표피가 과다하게 증식하는 질환을 말한다. 사마귀는 자연 치유되는 빈도가 높은 편이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정상적이지 못한 경우, 사마귀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사마귀가 발생하고 쉽게 낫지 않게 된다.

강민서 교수는 “대개 미관상의 문제 이외에 특별한 불편감이 없고 언뜻 보기에는 티눈이나 굳은살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사마귀가 아닌 티눈, 굳은살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면서 난치성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약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봉침과 뜸 치료로 바이러스 직접 제거

사마귀의 한방 치료는 한약 복용을 통한 전신 치료와 침, 약침, 뜸과 같은 병변 부위 국소 치료로 이뤄진다. 한약 치료는 특히 통증에 민감하거나 두려움이 있는 어린이, 병변의 범위가 넓어 국소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병력이 긴 경우 실시한다.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재로는 의이인(薏苡仁)이 있다. 의이인은 율무의 껍질을 벗긴 씨를 말린 것으로, 달면서 서늘한 성질을 가져 건비삼습(健脾渗濕, 비를 튼튼히 하고 습을 내리는 효능) 및 청열배농(淸熱排膿, 열기를 식히고 고름을 빼내는 효능)의 역할을 한다. 의이인은 말초혈액의 림프구 조성을 조절하고 세포 면역을 증강해 항바이러스 및 항종양 효과를 가져 손발 사마귀를 비롯한 HPV 감염증의 치료에 빈번하게 사용된다.

국소 치료는 주 1~2회 내원하여 침, 약침, 뜸 등 일련의 치료를 시행하는데, 한약 복용과 병행하면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침은 사마귀가 발생한 부위와 연관된 경락을 자극해 면역체계를 활성화하고, 사마귀가 있는 말초 부위의 혈류순환을 촉진한다. 사마귀 치료에서 약침은 주로 봉독약침이 사용된다.

강민서 교수는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봉독은 다양한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것이 확인되어 있어 사마귀의 증식을 막고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뜸 치료는 사마귀 병변 부위에 직접 시행한다. 이는 뜸을 연소시키면서 발생하는 열 자극과 뜸의 약리효과를 직접 병변에 작용시키기 위해서다. 사마귀 치료에 사용하는 뜸은 연소할 때 중앙부 온도가 500~700℃까지 상승하는데 고열로 바이러스를 파괴하고 면역반응의 활성화를 유도한다. 열 자극으로 인한 화상을 피하고자 크기와 횟수를 적절히 조절한다.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 필요

사마귀는 접촉에 의해 전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강민서 교수는 “사마귀 환자는 사마귀 부위를 자주 만지거나 손이나 입으로 뜯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어린 아이는 손이나 발에 발생한 사마귀를 빨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가족 중 사마귀 환자가 있다면 사마귀를 뜯어낸 손톱깎이나 수건과 같은 물품을 공유하지 않아야 하며, 문손잡이나 수도꼭지와 같은 곳은 자주 닦아주면 좋다”고 당부했다.

불량한 위생 상태 또한 사마귀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손과 발 등 신체를 청결히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을 지니는 것이 좋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강민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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