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수 교수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생명연장 입증…급여확대 필요"

"다발골수종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처럼 완치되지는 않지만 충분히 관리하면 질병에 따른 위험부담없이 생존할 수 있는 질병이다."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가 유지요법으로 재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늦춘다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윤성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아닌 여전히 생명연장의 개념"이라며 "다만 새로운 약이 나오면서 완치될 것으로 생각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레블리미드는 지난 2009년 국내 허가 이후 꾸준히 적응증을 확대해왔으며 지난해 6월 유지요법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했다.

레블리미드는 'CALGB 100104' 임상에서 91개월 중앙 추적관찰기간 결과, 레날리도마이드 단독 유지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46개월(vs. 대조군 27개월), 전체 생존율은 113.8개월(vs. 대조군 84.1개월)로 대조군(위약)에 비해 임상적으로 개선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또 ‘IFM 2005-02’ 임상에서는 30개월 중앙 추적관찰기간 결과,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은 41개월로, 대조군(23개월, 위약)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윤 교수는 "대규모 임상에서 평균 2년 이상 무진행생존기간이 차이가 난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라면서 "단독 유지요법을 할 때는 용량을 절반 정도만 쓰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부담없이 몇 년씩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부작용 등 치료 리스크를 감안하면서 굳이 유지요법을 할 필요가 있는가 또는 재발 후 약을 쓰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윤 교수는 "과거 쓸 약이 없을 때는 재발 후 약을 쓰는 전략을 사용했다"며 "그러나 레블리미드, 벨케이드 등 새로운 약제가 도입되면서 초치료가 중요하다는 개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병이 재발했을 때를 대비해 효과 좋은 약을 남겨둔다는 것은 처음부터 병의 싹을 자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그는 "레블리미드를 썼을 때 부작용을 우려해서 못쓰겠다는 것은 차 사고날까봐 차를 사지 못하는 것과 같다"며 "실제로 조금 전에도 환자를 보고왔는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것처럼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월 200만원 비용 소요…경제적 부담 커

레블리미드는 국내에서 유지요법에 대한 보험급여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미 몇 차례나 급여 신청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나 학계나 의료계는 환자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고려했을 때 급여 적용이 비용절감 면에서 더 이득인만큼 하루빨리 급여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교수는 "유지요법을 사용하는 환자는 한달에 200여만원을 부담하게 되는데 한두달 쓰는 것도 아니고 1~2년 쓴다고 하면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질환 특성상 환자 대부분이 50~60대로 경제적 압박을 받는 연령대인데 돈 때문에 좋은 약을 못쓴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다발골수종은 위암, 폐암 등 고형암에 비해 (급여 적용) 우선순위에서 떨어지는 면이 있다"며 "한번 걸리면 계속 관리받아야 하고 사회적 비용이 고형암보다 더 부담이 많은 질환이기 때문에 고령화사회에서는 이걸 잘 컨트롤하는 것이 비용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는 첩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병이 재발됐을 때 사용되는 약제가 고가이기도 하고, 삶의 질 하락과 약값 이외 추가비용 등 유형무형의 손실을 감안하면 사회적 비용이 치료비용 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이식환자의 5~10% 정도가 유지요법을 사용한다"며 "유지요법은 이미 글로벌에서 스탠다드 케어로 권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급여가 안된다면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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