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한의계 내부 갈등···약계 갈등없이 단결

보건의료단체들이 정책 추진에 있어 최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의료계와 한의계는 내부 갈등을 보이며 외부적 대응을 이어가는 반면 약사회는 김대업 호를 중심으로 내부 갈등없이 실속을 챙기는 모습이다. 

 의료계 내부 ‘단식’ 다른 의견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지난 2일부터 국민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으며 9월~10월경 총파업 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최대집 회장은 단식 8일째를 맞은 지난 9일 의식 저하를 원인으로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이후 의협 방상혁 부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회원들이 릴레이 단식 바통을 받아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좌)단식투쟁 중인 최대집 회장, (우) 최대집 회장의 병원 후송 모습.

단식 투쟁 현장에는 박인숙 김세연 의원(자유한국당), 기동민 윤일규 의원(더불어 민주당),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 이언주 의원(무소속) 등 국회의원들이 방문했으며, 약사회 김대업 회장, 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회장, 간호협회 신경림 회장도 단식 농성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복지부 등 정부로부터 어떤 대답도 아직까지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의사회 안에서도 최대집 회장의 단식을 두고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사회는 지난 4일 ‘최대집 회장 단식, 개인적 단식인가 의협회장으로서 단식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영웅 최대집 1인을 위한 원맨쇼 수준의 단식”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당시 경기도의사회는 “최대집 회장의 단식이 개인 원맨쇼 차원의 단식이 아닌 14만 의사를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 당연히 해당 투쟁 방편의 필요성, 적정성, 출구전략과 득실, 단식 이후의 전략 등에 대해 구성원들과 사전에 충분히 논의한 결과물이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역시 개인의 결정을 회원들에게 그냥 일방적으로 통보한 단식”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불과 3개월 후인 9~10월 제1차 전국 의사 총파업을 실행할 것이라는 계획 발표도 그 적정성 여부를 떠나 실제 의협의 실행조직인 16개 광역시도 회장들과도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일방적 통보인 심각한 절차적 하자이고 시도회장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내부 갈등이 드러난 만큼 최대집 회장의 단식으로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의계 내홍은 여전···의료기기 투쟁은 집결

내부 갈등을 보이는 단체는 의협 뿐만은 아니다. 한의계 역시 외부적으로는 의료계와 대립하고, 내부적으로 회원 간의 의견 충돌을 보이고 있다.

치료용 첩약의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한의사협회 내홍이 드러난 것.

한의사협회 서울과 부산 지부에서는 첩약 급여화와 한정된 한약 제제 의약분업에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아 집행부와 불협화음을 냈었다.

반대의견을 표한 지부는 한약사와 약사의 첩약 급여화 참여와 제제 의약분업에 대한 반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시한의사회는 “협회는 약사, 한약사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첩약 급여화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사원총회에서 비의료인과 함께하는 첩약 논의는 반대했는데 중앙회에서 총회 결과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지적한 바 있다.  

반면 다른 지부에서는 첩약 급여화 추진을 강력히 촉구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최혁용 회장은 일단 첩약 급여화는 두고 제제 의약분업 논의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확대 선언 당시.

한의사협회는 내부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의사 의료기기사용 확대에 관해서는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5월 13일 한의사 의료기기사용 확대 선언으로 의료계와 대립하고 있다.

하지만 한의협은 동요없이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한의사의 혈액검사 정당성 근거 및 간호조무사 진료보조’ 설명 자료를 전국 239곳의 일선 보건소에 배포했으며 한의사 혈액분석의 정당성과 필요성에 대한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또한 복지부가 지난달 24일 감정자유기법을 신의료기술에 추가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시 일부개정안이 행정예고 되면서 한의계가 내부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외부적으로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있는 모양새다.

약사사회 ‘김대업 호’로 단결

의료계와 한의계가 내홍을 겪으면서 외부적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반해 약사회는 내부 갈등 없이 외부 이슈를 중점으로 약사사회의 핵심 사안을 챙기는 모습이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주말 천안상록리조트에서 개최된 전국 주요 임원 정책대회에서 ‘2020 총선 정책기획단’ 출범식을 가졌다.

약사회는 총선정책기획단을 통해 내년 4.15 총선을 두고 각 당과 후보들의 정책 방향을 검증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대업 회장과 여댜 대표 간담회.

15일 업계에 따르면 총선기획단장은 김대업 회장을 맡았으며 대한 약사회 임원과 16개 시도지부장, 병원약사회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또한 총선기획단은 ▲후보 지지에 있어 특정 정당이 아닌 약사정책으로 판단한다 ▲약사정책에 대해 우호적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 ▲약사 출신 총선 후보자들의 확실한 당선을 위해 전력을 다한다 ▲후보자에게 약사정책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데 최선을 다한다 ▲약사 1인 1국회의원 후원 사업에 전 회원을 동참하게 한다 등 5대 행동강령을 채택했다.

특히 이번 정책대회에는 여야 대표가 참석해 약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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