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특례·급여화 필요성 공감대 형성…산정특례 내년 7월 목표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한 산정특례와 생물학적 제제 급여화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환자가 실질적 혜택을 보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산정특례는 속도를 내고 있으나, 환자들이 절실하게 원하고 있는 치료제에 대한 급여화는 아직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정춘숙 의원 주최로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중증 아토피 피부염 국가지원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안지영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질병부담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 사이 인식의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안 교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열린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관련 국회토론회에서 보험청구통계상 1인당 평균 3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힌 반면, 의료계가 파악한 비용은 월 평균 22만원에서 189만원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아토피피부염으로 발생하는 비용의 스펙트럼은 너무 다양해서 평균을 통계적으로 명확히 제시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중증 아토피의 경우 피부감염으로 인한 입원, 백내장 등 안질환 치료를 위한 수술비 등 모든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치료비용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안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환자들의 치료비용부담이 중가할 수 밖에 없다"며 "중증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들이 급여화되고 환자들의 치료기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치료실패도 줄이고 질병부담을 훨씬 더 경감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현 경북의대 피부과 부교수는 현장에서 느끼는 아토피 치료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재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는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광범위 면역억제제를 오프라벨로 사용하고 있는데 고혈압·신장독성 등의 심각한 부작용 위험 등으로 1년 이내 사용이 권고돼 장기간 치료제로써 사용할 수 없다"며 "이마저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은 치료대안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국내 발매된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는 최초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표적 생물학적 치료제로, 발매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그만큼 효과가 극적이기 때문이다.

장 부교수는 "듀피젠트를 맞으면 정상적인 피부에 가깝게 호전되고 가려움증으로부터 해방돼 환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2주에 한번 맞아야 효과가 있고 이는 한달에 210만원에 달하는 부담스런 금액"이라며 "산정 특례와 생물학적 치료제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환자 "듀피젠트 급여화 절실"…정부 "산정특례 속도·급여는 글쎄?"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산정특례도 특례지만 더 절실한 것은 신약에 대한 급여화다.

토론회에 참석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최 모씨(35세)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백내장 수술을 했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하면서 피부가 갈라지고 통증으로 고통스러웠다"며 "듀피젠트를 사용한 후 좋아졌지만 1000만원 넘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사회생활이 어려워 약값을 아르바이트로 충당하고 있는데 비용 부담때문에 2주에 한번 맞아야 하는 것을 5주에 한번 꼴로 맞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환자는 한달 200만원이 넘는 치료비로 부모님이 평생 번 돈을 사용했으나 약을 끊으면 질병이 악화될까봐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학계와 환자들의 듀피젠트 급여화 요구에 정부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산정특례 부분만 맡고 있어서 급여화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검토는 하고 있다"며 "명확한 일정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증 아토피에 대해 산정특례를 적용할 수 있도록 별도 코드 신설을 진행 중이다. 진단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학회와 논의할 예정"이라며 "좀 늦게 돼 안타깝지만 2020년 7월까지 산정특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