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호 교수 "환자 복용순응도 높여 재발 예방…환자 간 불평등 개선"

조현병 환자의 치료 실패율과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꾸준한 약물 치료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6월 1일자로 개선된 정신과 의료급여 수가보상제도를 통해 모든 정신질환 환자들이 차별없이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의료계에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최준호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치료는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치료방법"이라며 "초기에는 85%가 약물치료, 나머지 15%가 비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현병 환자의 일반적인 경과는 첫 발병 후 완전 호전 10%, 일부 호전 30%, 만성 또는 재발 45%, 치료 반응이 없는 경우가 15% 정도로 나뉜다.

최 교수는 "조현병은 첫 발병부터 치료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완전호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70~80% 환자가 한번 이상 재발할 정도로 재발률이 높고, 재발이 반복되면 치료가 장기화되기 때문에 재발방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발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것이다. 환자 특성상 약 복용을 잊는 경우도 많고, 또 다른 이유로는 1세대 항정신병 약물 부작용에 대한 기피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1세대 약물은 부작용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약에 대한 거부감 또한 심하다"며 "2세대 약물은 부작용에서 벗어났고 약의 종류도 일반 알약, 액체, 사방형 제제,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으로 다양하다. 이는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보다는 환자 복용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의료급여 환자 혜택

이 중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매일 약믈 먹어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월 1회 또는 연 4회 주사를 통해 약물농도를 유지하는 방식인데, 경구약의 경우 환자가 실제로 복용하는지 확인이 어려운 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직접 병원에 내원해 투약하기 때문에 약물중단으로 인한 재발이나 입원 횟수 감소 등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조사결과, 동일 성분임에도 경구제의 재발률이 33%인데 비해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5%로 재발 위험을 84.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재입원률을 낮추는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 중 하나였다"며 "전반적으로 치료 중단률과 자살시도 등 치료 실패율도 경구제 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2019 조현병 약물치료 알고리듬에서도 조현병의 모든 단계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1일부터 조현병 치료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의료급여수가가 개정되면서 전체 조현병 입원환자의 약 40%에 해당하는 의료급여 환자의 약물 접근성과 환자 간 불평등이 개선됐다.

최 교수는 "의료급여 정신질환 입원환자의 수가는 건강보험 환자 대비 64%에 불과했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 옵션 선택에 있어 많은 제약이 있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정액수가에서 약제비를 분리해 청구하는 것이 가능해져 환자 본인부담금 없이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나라 조현병 환자 치료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국가 차원의 관리가 되면 처음부터 강제화돼서 재활에 능동적 동기부여가 안된다"며 "국가적 관리가 아닌 혜택 부여에 따른 환자 유인책과 함께 조기 진단이나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