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 관리법안' 마련 추진…"질환 예방·환자 생존률 향상 목표"

대한신장학회가 국제학회로 발돋움한 지 4년째인 만큼 내과의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오픈 플랫폼'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만성신질환 예방과 환자 생존률을 높이기 위한 '만성신부전 관리법안' 마련도 강조했다.

대한신장학회는 23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KSN 2019'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김연수 이사장(서울대병원 내과)은 "신장학회는 처음 창립 당시 외과, 병리과, 생리학과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신장내과학회'로 변질된 것 같다"며 "신장학을 연구하는 다양한 연관 학자들이 유입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학회는 지난 1년간 연관학회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왔으며, 23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KSN 2019에서도 임상영양학회, 임상약리학회 등과 별도 세션을 꾸려 공동연구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김 이사장은 "대한 신장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일본투석학회, 대만신장학회 등과 최신지견을 공유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틀을 벗어나 동아시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장질화 악화 예방과 투석환자 생존률 향상에 역점

김연수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대한신장학회는 만성신질환 환자의 악화 예방과 말기신부전으로 인한 투석 환자의 생존률 향상을 위한 만성신부전 관리법안 마련에 역점을 두고 있다.

김 이사장은 "투석환자의 5년 생존률이 60%에 불과하다"며 "암종에 따라 다르지만 암 환자의 생존률보다 좋지 않다"고 말했다.

혈액투석 환자 수와 비용은 증가하는데 비해 인공신장실에 대한 질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존률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17년 발표한 ‘제5차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 결과 보고’에 따르면 2015년 혈액투석 환자 수는 7만 9000여명으로 2011년에 비해 26.1% 증가했고 진료비도 약 2조원으로 36.7% 증가했다.

반면 총 917개 혈액투석 기관 중 혈액투석 전문의사가 전혀 없는 인공신장실은 23.7%에 달했다.

이영기 투석이사(강남성심병원 내과학교실)는 "우리나라는 인공신장실 설치기준이 없고, 말기신부전을 체계적으로 예방·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학회는 표준 치료지침을 권고 및 평가하고 자율적인 인공신장실 질 관리 유도를 이해 인공신장실 인증평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163개 인공신장실이 인증평가를 신청했으며 전체 인증률은 81.6%에 달한다. 처음 인증평가가 실시된 2016년 이후 총 245개 인공신장실이 인증을 받았다.

이 투석이사는 "국가가 말기신부전을 체계적으로 예방·관리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며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을 통해 투석치료로 인한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인공신장실 인증 관리 등 말기신부전에 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수 이사장은 "만성신질환 관리법안은 만성신질환 초기 발생부터 관리하고 말기신부전환자로 이어지지 않게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장질환 악화 예방과 생존률 향상 두 가지가 목표"라고 밝혔다.

신장학 관점의 남북 보건의료 협력

한편 이번 KSN 2019는 'Peaceful kidneys, Save Lives'를 슬로건으로 국내외 저명한 신장학 연구자들이 참가한다. 현재까지 전세계 24개국에서 2018명이 사전등록했고, 532개의 초록이 발표될 예정이다.

또 한반도 평화 시기에 맞춰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세션도 마련된다. 이 세션에서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David Harris 국제신장학회 회장 등 남북보건의료 학계의 최고 권위자들을 연자로 초청, 신장학 관점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평화 시대의 보건의료 협력 과제 개발과 실천방안에 대해 토론한다.

김연수 이사장은 "최근 북한 평양지역 질환의 분포나 사망형태를 보면 서울과 비슷하다"며 "최근 사망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탑 5에 신장병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양처럼 발전된 지역에서는 콩팥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세션에서는 이식이나 혈액투석이 가능한지, 복막투석을 우선적으로 해야하는지 등 북한주민 건강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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