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효율성 저하··솔리리스·아바스틴 전략변화 성공 사례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2000년 이후 투자 효율성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임에 따라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된 전략으로 선택된 대안은 아직 시장이 개척되지 않은 ‘희귀질환의약품에 대한 개발’과 그 신약에 대한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발표한 '글로벌 제약사의 전략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투자의 효율성을 고려해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사 중 7개사가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줄이려는 고민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과거보다 신약 개발에 대한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R&D에 대한 효율성이 점차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빅파마들이 신약 하나를 시판하기 위해서 소요되는 비용은 2010년 한화로 약 1.3조원에서 2018년 2.4조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자본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본수익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각국 정부의 약가 인하 유도정책과 신약 개발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 경쟁 신약의 출시 간격 역시 좁아지고 있는 점 등이 이유로 꼽혔다.

희귀질환 의약품으로 돌파구 열어···‘솔리리스’의 성공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첫 번째 대안으로 높은 약가가 보장되어 있는 희귀질환 의약품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2018년 5월 기준으로 Evaluate Pharma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환자 1인당 지불한 희귀질환 의약품의 평균 가격은 일반 처방의약품 대비 약 4.8배에 달했으며 그 중간 값으로 비교한 가격 차이는 약 5.3배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국가들의 희귀 질환에 대해 R&D를 진행할 수 있는 여러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영향이다.

그러나 희귀질환 의약품의 개발 성공 다음 단계의 문제점도 남아있다. 미국의 경우 희귀질환으로 정의하는 환자수가 20만명 이하의 질병을 의미한다. 그만큼 해당 환자수가 제한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국 내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고 다른 국가들로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가장 잘 적용한 희귀의약품으로 ‘솔리리스’가 꼽힌다.

미국 알렉시온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는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솔리리스는 2017년 기준으로 미국 내 PNH 환자가 2462명에 불과할 정도로 환자수가 적은 질환을 타겟으로 했다.

솔리리스는 개발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해 두고 R&D를 진행했다. 전략은 예상대로 성공해 2018년 기준 솔리리스의 미국 내 매출액은 한화 기준으로 약 1.75조원, 글로벌 매출액은 약 3.9조원에 달한다.

적응증 확대 전략···‘아바스틴’의 성공

또 다른 전략은 비희귀 의약품으로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분야를 공략하는 방식이다.

그 일환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암’에 대한 희귀의약품 개발이 향후 적응증 확대에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1980년대 희귀질환 의약품 중 약 12% 정도 비중을 차지하던 희귀암 치료제는 현재 약 41%를 차지할 정도로 이제 주요 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암’의 경우는 아직 세부 분야별로 밝혀지지 않은 기전이 많기 때문에 적응증 확대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로슈의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은 이런 전략을 가장 잘 사용한 사례로 꼽힌다.

‘혈관형성을 저해하면 암이 과발현 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란 기전을 갖고 있는 아바스틴은 원래 2003년 미FDA로부터 신장세포암종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2004년부터 비희귀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기전 자체가 암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과발현 하지 못하도록 혈관 형성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아바스틴은 현재 전이성 대장암, 폐암, 유방암, 뇌종양, 신장암, 유방암, 전이성 자궁경부암, 재발성 난소암, 난소암, 뇌종양, 비소세포 폐암 등으로 적응증을 꾸준히 확대해 출시 15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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