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석 원장 "월경통 있으면 산부인과 방문해 병변 확인 필요" 강조

이병석 신촌세브란스병원 병원장.

가임기 여성 10명 당 1명 꼴로 발생하고 있는 자궁내막증은 통증의 종류와 정도가 다양하고, 불임(난임)을 야기시킬 뿐 아니라 우울증 등으로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려 여성들에게는 '악성질환'과 마찬가지다.

과거 수술적 치료가 우선되던 자궁내막증에 대한 치료가 최근에는 수술 전 약물치료를 통해 가임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추세이다.

이병석 신촌세브란스병원 병원장(대한자궁내막증학회 회장)은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자궁내막증은 생명과 밀접한 질환은 아니지만 여성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일으키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악성질환'"이라며 "주로 젊은 여성에게 발생하는데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사회 특성상 젊은 여성들이 산부인과 문턱을 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 외부에서 발견되는 질환으로, 가임기 여성의 10%가 자궁내막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자궁내막증 환자는 최근 5년간 약 38% 증가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이다. 특히 월경통, 성교통, 만성골반통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고, 통증의 양상이 복부와 골반 등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적인 월경통 보다 통증의 강도가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병원장은 "자궁내막증은 여성의 불임 주요 원인으로 불임 원인 중 20~50%에 해당한다"며 "또한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수술을 하고 나서 재발률이 높게는 약 50%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에 대한 확진은 수술소견 및 조직검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과거 자궁내막증을 약물로써 치료하려면 복강경 등을 통한 확진이 필요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우선이었지만 최근 치료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이 병원장은 "최근에는 수술을 원칙으로 하는 한편, 수술을 원치 않는 일부 환자들에서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기도 한다"며 "약물치료를 통해 호전되거나, 난소 내 자궁내막종의 크기가 감소되는 등 소견이 좋아졌을 경우에는 약물을 더 오랫동안 써서 임신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발률 높은 자궁내막증 반복 수술, 임신에 영향

여기에는 최근 경구용 자궁내막증치료제 '비잔(성분명 디에노게스트)'의 급여확대가 한 몫을 하고 있다.

기존 복강경 검사 등으로 자궁내막증이 확진된 환자에 한해 적용되던 급여가 지난해 12월 초음파 검사 또는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난소, 직장, 방광 등 영상학적으로 진단된 경우에도 적용하도록 확대됐다.

이 병원장은 "자궁내막증은 평균적으로 첫 수술 후 5~6년 이내에 약 40~75%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고, 그 중 27%는 평생 세 번 이상의 수술을 받는다"며 "재발로 인한 반복적인 수술은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궁내막증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약물의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비잔은 다른 약물과 비교해 이상반응이 적고 안전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비잔의 이상반응은 대부분 무월경이나 부정출혈로 경미하고 6개월 이상 복용하면 많이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다른 약물들이 이상반응 등으로 인해 중간에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약 20~30% 정도인데 반해 비잔은 약 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병석 병원장은 "유럽에서도 가능한한 한번의 수술로 완치시키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그래서 수술 전 약물치료 후 수술 등으로 치료방법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질환 특성상 가임기 여성에서 임신력 보존이 목적 중 하나가 되면서 약물치료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여성들이 겪는 고통은 매우 심각하다"며 "빠르게 발건해서 치료하면 그만큼 좋기 때문에 생리통, 골반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쉽게 넘기지 말고 산부인과를 방문해 진찰을 받아보고 병변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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