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요법·FFX, 독성·효과 따져봐야…여러 치료옵션 주목"

암 중 5년 생존률이 최하위로 알려진 췌장암 치료에 있어 AG요법(아브락산+젬시타빈)이 폴피리녹스(FFX)와 함께 전이성 췌장암의 1차 치료제로 자리잡았다.

췌장암 환자의 60% 이상이 2차 치료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나와있는 약제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향후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2차 치료를 받은 췌장암 환자와 받지 않은 환자의 생존률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더 이상 2차 치료를 권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아브락산의 3상 임상시험인 MPACT에 따르면 AG요법은 기존 표준치료법인 젬시타빈 대비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을 6.6개월에서 8.7개월로 2.1개월 연장시켰다.

지난해 상반기 발표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1차 요법으로서 AG요법과 FFX로 치료받은 308명의 환자의 성적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전체 생존기간이 FFX 9.6개월 대비 AG요법 11.4개월로 1.8개월 연장됐다.

다시 하반기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생존기간 연장이 입증됐다. 수술 후 재발한 환자까지 포함한 환자 203명 대상으로 진행해 분석한 결과 AG요법의 PFS(무진행 생존기간)가 7.8개월, OS(전체 생존기간)가 15.1개월에 도달했다.

보통 췌장암 4기로 진단되면 평균 1년 미만의 생존기간을 유지한다. 1차 치료제로써의 효과는 확실히 입증한 셈이다.

현재 췌장암 치료는 FFX와 AG요법이 대표적이다. 이 두가지 치료요법은 효과와 독성 문제 때문에 의료진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대부분 의료진의 독성 컨트롤 실력에 따라 치료제 사용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어느 특정 약제가 더 우월하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이러한 비교 데이터는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다"며 "나와있는 독성 자체가 치료제마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의료진 입장에서 독성을 감수하더라도 생존기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환자의 경우 항암치료 도중 독성 때문에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

그는 "1~2기의 환자들은 완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독성을 감수하고라도 효과를 더 따져봐야 한다"며 "그러나 독성 때문에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경우가 있으면 독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조항암화학요법 등에서의 효과 주목

일단 전이가 된 췌장암 환자의 경우 AG요법이 1차 치료제로 굳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유 교수는 "대부분의 신약들이 AG요법에서 추가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그러나 전이성 췌장암 1차 치료제로써 FFX와 AG요법의 우위성을 따지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다시한번 언급했다.

이제는 이러한 치료법들이 얼마나 다른 환자군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것인가와 현재 얼마나 적용되고 있는지를 논의해야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일랜드는 입증된 3상 임상 데이터가 있어도 이를 적용하지 않고, 호주도 2차 치료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우리는 췌장암 환자의 60% 이상이 2차 치료를 한다. 현재 나와있는 약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진행, 미세 잔존암을 근절시킴으로써 재발을 방지해 완치율을 높이는 '보조항암화학요법'과 수술 전 보조항암화학요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교수는 "최근 영국에서는 수술한 환자 대상(1~2기 환자)으로 젬시타빈 단독 요법과 켑사이타빈 병용요법 비교 임상 진행했는데 켑사이타빈 투여군의 OS가 25.5개월에서 28개월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보조요법치료제로 AG요법 3상 연구가 진행 중으로, 올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이 안되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술이 안되는 환자를 수술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AG요법의 2차, 3차 치료와 AG요법 이후에 쓰일 여러 요법 옵션에 관해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여년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던 췌장암 치료는 2012년 FFX, 2013년 아브락산, 2016년 오니바이드 등장으로 생존기간이 늘어났다.

유 교수는 "앞으로 신약 출시는 2~3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양한 치료제가 출시된 만큼, 적절한 치료제를 환자의 상태에 맞게 치료를 한다면 이전처럼 진단 후 6개월 만에 사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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