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개발경험 풍부 장점…ANDA 지식 갖추고 3~5년 후 바람직

미국 의약품 시장은 처방약 10개 중 9개가 제네릭 의약품일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진입도 어렵지만, 제네릭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 제약기업은 퍼스트제네릭 진출을 노려볼만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다만, 미국의 의약품에 대한 규제와 시스템이 복잡하기 때문에 제네릭 허가신청(ANDA)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께 3~5년 간 여유를 두고 역량을 갖춘 후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6일 협회 대강당에서 '미국 퍼스트제네릭 진출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퍼스트제네릭 진입 빠를수록 좋아"

이날 윌리엄 맥케이브 변호사(퍼킨스 코이)는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제네릭 비중은 2008년 72%에서 2017년 90%로 높아졌다"며 "처방약 10개 중 9개가 제네릭 의약품으로, 의약품 시장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경쟁도 치열하고 시장진입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독점권 부여 등 제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퍼스트제네릭 진입을 통해 시장선점과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퍼스트제네릭에는 180일의 독점기간이 부여된다.

맥케이브 변호사는 "오리지널 가격이 100%라면 첫 제네릭은 오리지널의 94%, 제네릭이 2개면 54%로 약값이 떨어진다"며 "제네릭이 많아질수록 약값이 내려가기 때문에 제네릭 회사가 적을 때 진출하는 것이 수익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진환 변호사는 국내 제약기업이 퍼스트제네릭을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제시한 방법은 ▲제조가 어려운 약물 ▲희귀질환과 같이 특화된 시장 대상 ▲흡입제나 주사제 등의 제네릭 개발 ▲아스피린 또는 기타 알레르기 치료제 등 일반의약품 개발 등이다.

그는 "미국시장 진출에서 베스트 답은 없다. 제품 타겟팅 또한 정답은 없다"며 "미국시장은 최대규모 시장이지만 규제와 시스템이 복잡하고 에버그리닝 등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제네릭 개발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형 바이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네릭 대명사 ‘테바’, 10년 만에 10배 성장

브랜든 M. 화이트 변호사는 한국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시 FDA의 오렌지북을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기허가 제품, 오리지널의 관련 특허정보, 독점권 관련 데이터 등 모든 정보가 등재돼 있기 때문에 퍼스트제네릭으로 진출이 가능한지, 어떤 제품을 타겟으로 해야 하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시장 진출 실패원인을 질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허가 자체를 못받아서, 허가를 받긴 했는데 너무 늦게 받아서 독점기간을 제대로 못누릴 경우, 특허소송에 패소할 경우 등 다양하다"며 "잠정허가를 받더라도 특허 등의 문제로 30개월 내에 최종허가를 받지 못하면 독점권을 상실하게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광범 전 특약회 회장.
국내 제약기업의 경우 제네릭 개발경험이 풍부한 만큼 미국시장 진출에 도전해 볼만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광범 전 특약회 회장은 "우리가 잘하는 것이 제네릭과 개량신약이다. 산약에 비해 개발기간도 짧고 비용도 낮으며, 성공 가능성도 높다"면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미국시장이 사보험제도이다보니 영업마케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퍼스트제네릭 시장독점권을 위한 특허도전 건수는 블록버스터의 특허만료가 된 2000년 초부터 점차 증가해 2015년 402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6년 291건으로 다소 주춤했다. 2016년 특허소송 승소율은 약 71.5%에 달한다.

미국 FDA의 ANDA 비용은 약 6000만원 정도로 신약 10억~22억원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특허소송 비용을 포함한 전체 퍼스트제네릭 개발비용은 약 60억~11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소요기간은 3년에서 3년 6개월 정도이다.

김 전 회장은 "1조 시장을 기준으로 퍼스트제네릭 1개사가 6개월의 독점기간 동안 시장점유율 70%를 가정했을 때 예상수익은 약 1560억원이다"며 "지금 당장 미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기보다 3~5년 이후 도전을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 제네릭 제약사인 테바는 퍼스트제네릭 진출을 통해 2001년 2조원 규모에서 10여년만인 2012년 20조원 규모의 회사가 됐다"며 "경쟁국인 인도나 이스라엘 회사의 성공을 보면 우리 기업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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