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국제학술대회 열려…국산신약 '케이캡' 기대와 우려 공존

위암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 제균 치료 범위에 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된다.

특히 무증상 H. 파일로리 감염에 대한 제균요법의 득과 실이 주요 논의의 대상이다.

김재규 교수.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는 14일 서울역 인근에서 오는 3월 8일~9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재규 회장(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은 "이번 대회의 특징은 무증상 환자의 H. 파일로리 제균 치료를 연구한 해외 연구진을 초청해 토론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며 "이번 교류를 통해 학회가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행 총무이사(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우리나라는 위암발생률이 가장 높다"면서 "위암 재발 예방에 있어 중요한 것이 H. 파일로리 제균치료"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과거 소화성궤양 등 기타 증상이 없이 H. 파일로리 감염만으로는 제균요법을 할 수 없었다"며 "지난해부터 선별급여(본인부담 80%)가 적용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고위험군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기위암 치료 후 H. 파일로리 제균이 위암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나와있는 상태다. 그러나 위암 등 고위험군이 아닌, 저위험 환자에서도 제균요법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총무이사는 "조기위암 수술 환자는 물론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에서도 상당수가 H. 파일로리균에 감염된다"며 "H. 파일로리균 자체가 위암 발생 원인이 되는데 제균 치료를 하면 위암 재발률을 낮춘다는 연구가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위암 예방을 위해 H.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권고하는 추세였다.

다만, 최근 H.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염증성장질환(IBD) 위험을 높인다는 상반된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갑론을박 상황이다.

이 총무이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H.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약물치료에서 효과와 부작용 등 득과 실을 논의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이번 대회를 통해 H. 파일로리 제균 치료의 역할에 대한 각 나라의 다양한 임상연구 결과와 이에 따른 정책적 변화를 소개하고 가장 적절한 위암 예방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국산신약 '케이캡' 기대와 우려 공존

이준행 교수.
30호 국산신약으로 개발된 CJ헬스케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에 대해 의료진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ERD)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케이캡은 H. 파일로리 제균 요법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준행 총무이사는 "지금까지 테고프라잔의 임상연구 자료를 보면 PPI(위산분비억제제)와 H2RA(소화성궤양치료제)에 비해 위산분비 억제 기능이 더 뛰어나고 부작용은 기존 약제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테고프라잔은 약효 작용이 빠르고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효과로 인해 급한 증상의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위산분비 억제 기능이 강력하다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뜻"이라며 기대와 함께 우려를 보였다.

그는 "아직까지 환자에게 처방된 사례는 없다. 임상은 대규모로 하더라도 환자 숫자가 제한돼 있다"며 "PMS(시판후 조사)나 임상 4상 등을 통해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해봐야 어느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제학술대회(The 27th Annual Meeting of the Korean College of Helicobacter and Upper Gastrointestinal Research & the 16th Japan-Korea Joint Symposium on Helicobacter Research)에는 총 15개국에서 약 3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200여편의 초록이 접수됐으며 40개의 구연발표와 118개의 포스터 연구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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