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2019년 올 한해 여러분께도 복된 일만 이어지시길 바라면서 새 해, 새 출발에 몇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한 해는 NMC에게는 시련이자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수준은 높으나, 우리의 현실과 모습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의료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내 세울 것 없는 초라함으로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온전히 드러냈을 때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듯이 이제 우리는 완전히 새로워지고자 하는 의지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련은 기회입니다.2018년 지난 해, 우리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가 경험한 대부분의 큰일들은 ‘공공성’에 대한 엄중한 국민적 요구로부터 비롯된 것들 이었습니다. 우리 원이 작년에 겪은 일들도 공공의료의 역사적 전환점에서 거쳐야 할 청산과 새 출발의 준비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크게 보면 전 세계가 지구 환경변화, 인구 고령화, 양극화의 복합적 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는 병원을 찾는 환자를 어떻게 잘 치료할 것인가에 머물지 않고, 인간 삶의 총체적 건강을 확보하는 일의 중심에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작동 시스템을 고민하는 역사적 과정에 있습니다. 그 가운데 지금 우리가 있습니다.

진료실/병원의 협소한 시각에 머물러서는 이런 ‘복합적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NMC는 공공병원이라는 하나의 작고 단순한 조직이 아니라, 사람-지역-미래와 대화하고 건설하는 확장적인 조직입니다.

당장은 새 병원 신축과 이전을 동력으로 그러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새 의료원은 우리 원의 새로운 시작이자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 변화를 설계하고 선도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누구나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는 시대입니다.

혁신은 우리가 바라는 미래/꿈에 대한 공감대가 있을 때 그 바람직한 미래를 현실로 당겨오는 역량을 일컫는 말입니다. 혁신을 말하기 전에 “미래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먼저입니다. 그러려면 대화와 합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우리 원이 올 해 해야 할 일 중에 중요한 일은 내부적으로 소통하고, 외부와 대화를 주도하는 일입니다. 그 일엔 여러분의 역할과 책임도 있습니다. 일 할 땐 각자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사회와 세상과 깊이 대화하는 일상의 태도를 발전시켜 나가는 일입니다. 의료원 내의 사소한 권력관계에 갇혀, 폐쇄적이고 관료화되기 쉬운 우리 스스로의 관성을 털어내야 합니다. 그러한 타성을 벗어던지는 노력에 저도 최선을 다하고 어떠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당부드리면...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중심으로 막중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어디에 몸담고 있는 지 스스로 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드린 말씀, 부담스럽긴 하겠지만 그러한 부담과 책임을 자긍심으로 마음에 새길 때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 낼 힘이 생긴다고 생각 합니다.

우리 모두 새해 새 출발을 도전, 열정, 희망으로 서로 응원하고 밝게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해년 새해에
국립중앙의료원장 정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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