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영 이사장 "폐암, 치료제뿐 아니라 다각적 관심 필요"

내년부터 실시 예정인 폐암검진사업을 통해 폐암사망률이 약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폐암 치료에 있어 치료제뿐 아니라 조기진단 등 다각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계영 대한폐암학회 이사장(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 흡연력 30년 이상, 55세 이상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CT를 이용한 국가암검진사업이 시작된다"며 "검진시장에 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진 대상은 약 170만명 정도로, 이 중 약 1% 환자들이 폐암으로 진단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이사장은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검사를 실시하면 초기폐암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폐암사망률을 20% 낮추고, 7% 환자들은 다른 질환을 발견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며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폐암검진사업이 폐암 전문가에게는 기회이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이사장은 "환자 발굴이 의사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기존 진료와 함께 진단까지 가중되면 부담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폐암검진사업을 통해 폐암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했다.

그는 "폐암은 외과, 방사선과, 영상의학과, 호흡기내과 등 다학제 접근이 필요한 분야"라며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등이 나오면서 치료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조기진단 문제 등 좀 더 폭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 동안 폐암은 사망률이 80%를 넘고 담배를 피워서 걸리는 질병 등으로 나쁘게만 인식돼왔는데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이사장은 "최근 미세먼지와 함께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가 늘어나는 등 담배보다 환경적 요인에 집중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폐암에 대해 올바로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2만 4000명의 폐암환자 중 여성환자 7000명 정도다. 지난 2003년 3500명에서 15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이 중 약 87.6%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여성들이라는 것이다.

학회는 설문·빅데이터·라돈 조사 등을 통해 지난해 발간한 '한국인 비흡연 여성폐암' 책자를 업데이트하고, 11월 24일 '폐암의 날'을 맞아 '폐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책자를 발간하는 등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의 40~50%가 거짓"이라며 "환자나 보호자들이 부정확한 정보를 접하고 치료방향을 잘못 결정한다"고 우려했다.

이 이사장은 유전체 분석과 정밀의료가 폐암 조기진단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정밀의료와 차세대 염기서열법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이 주목받았다"며 "폐암 조기검진에서 CT는 방사선 위험과 비용 문제 때문에 혈액검사나 유전체 분석을 통한 돌연변이 검사 등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치료제 지원 효율적 분배를 위한 시스템 구축도 제안했다.

그는 "폐암은 전 세계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첫번째 타겟이 되면서 1년에 10만불 이상하는 고가의 항암제가 7~8개씩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급여가 안돼 환자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전문가와 정부, 제약사 모두가 참여해 약제비나 의료비를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한폐암학회는 22일~24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국제폐암학술대회(KALC 2018)'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첫 국제학술대회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22개국에서 약 700명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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