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장벽 없는 병원 캠페인 개최


의료서비스 접근성 증진과 장애인에 대한 장벽 없는 병원을 만들기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16일 의료진과 보건산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장벽 없는 병원 캠페인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행사에는 서창석 병원장과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오승하 이비인후과 교수, 우창윤 건축가, 최미영 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이 패널로 참석해 장애환자와 교직원들과 함께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창석 병원장은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은 건강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술제중을 추구한 과거 제중원의 설립목적에 맞게 서울대병원 스스로가 이를 보장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장벽을 없애기 위한 논의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길 바란다”며 “국내 대형병원은 어떻게 하면 환자를 빨리 치료할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진 공장과도 같다. 이런 문제점들은 한 번에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점진적 방향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승하(이비인후과) 교수는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은 상급병원 몇 곳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며 “이 부분이 개선되면 중증환자를 위한 물리적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환자 이동경로, 장애요인 등과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동선과 수용자 친화적인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며 “문자 통역서비스나 음성안내와 같은 부분은 우선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리적·심리적 장벽 허물 수 있어야"

우창윤 건축가는 “나 같이 휠체어를 타는 사람은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는 것조차 버거운 일이다. 현재 병원 시설은 의료인 편의 위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우리 사회가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면 대부분이 조그마한 장애를 가지게 된다. 환자 친화적인 병원을 만들어 가는 의제는 앞으로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최미영 사무국장은 “환자들은 병원 시설이나 접근성이 떨어지더라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공감해주는 의료진이 있는 병원을 더 선호한다”며 “흔히 편의시설 같은 물리적 부분의 개선에 초점을 두다보면, 따뜻한 위로와 같은 환자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문제는 자칫 놓칠 수 있다”고 전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 이외에도, 희귀난치성질환자와 장애인을 포함한 취약계층 의료서비스 접근성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축분야에서 시작된 ‘배리어프리’, ‘유니버셜 디자인’ 같은 장애 친화 운동이 국내 의료계에도 확산 되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장벽 없는 병원’을 구현하기 위해 의료서비스, 시설 및 인프라, 정책 수립과 동시에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의 적극적인 의견수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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