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관련 질환 증가 추세에도 치료 방치…호르몬 요법 권고

월경곤란증(월경통)이나 월경과다증 등 여성 월경관련 질환은 꾸준히 증가추세이지만, 아직도 산부인과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월경통은 젊은 여성 10명 중 5~9명이 앓는 가장 흔한 월경질환으로 2012년 11만 6000명에서 2016년 13만 8000명으로 약 18% 늘었다.

월경과다증은 한 주기의 월경량이 80mL를 초과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 부인과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월경과다증은 최근 5년 새 약 31%나 급증했다.

이동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동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월경관련 질환은 여성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 건강 문제"라며 "자궁의 근종, 선근종, 자궁내막 증식증, 자궁내 폴립, 자궁암 등을 포함해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 진료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경통의 경우 원인에 따라 일차성(원발성) 월경통과 이차성(속발성) 월경통으로 분류된다.

일차성 월경통은 기질적인 원인이 없는 여성에게서 월경 시 자궁내막에서 과도하게 분비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 자궁의 비정상적 수축, 자궁 내 압력 증가 및 혈관 수축, 통증 수용체에 대한 민감도 증가 등을 유발해 발생한다. 이차성 월경통은 자궁내막증, 골발 질환 등 골반 내의 기질적인 질환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월경과다증은 자궁근종, 자궁 선근증, 자궁 경부암 등 골반 내의 기질적 질환의 증상인 경우가 있으며, 자궁이나 부속 기관에 이상이 없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기본적으로 약물치료가 우선된다. 특히 임신을 원하는 여성이 아니라면 경구 피임약이 우선적으로 권고된다. 피임약 복용이 프로스타글라딘의 생성을 줄여 월경통 개선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일차성 월경통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진통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경감될 수 있다"며 "이차성 월경통이나 월경과다증의 경우는 NSAID 보다는 호르몬 치료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NSAID는 음식과 함께 복용하고 신장에 대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수분섭취를 늘려야 한다. 또 아스피린은 피가 굳게 하지 않는 작용으로 인해 권고되지 않으며, 궤양 및 위출혈의 과거력으로 고용량이 필요한 경우에는 COX-2 억제제를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호르몬 치료법으로는 앞서 말한 경구피임약과 자궁내 삽입 시스템(IUS)이 있다.

이동윤 교수는 "경구피임제를 복용하면 월경량이 감소해 의사들이 선호하는 것 중 하나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신뢰할 만한 연구는 없는 상태"라며 "지속되는 월경과다증 치료에는 IUS가 효과가 있고, 월경통 감소에도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월경통 및 월경과다 증상을 보일 경우 무엇보다 병력 청취가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월경 사이 출혈 또는 성교 후 출혈 여부, 골반통 등이 동반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병력청취만 잘해도 월경과다를 95% 이상 개선할 수 있고 월경통 진단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이 문진"이라며 "치료에 완벽한 방법은 없는 만큼 환자 입장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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