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된 지 13개월 만에 미운털 박힌 통계청장이 갑자기 경질되었다.

이유는 연일 악화되고 있는 통계 경제상황이 통계청에서 발표한 소득분배지표 지수가 잘못되어 대통령 지지도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

더구나 황수경 전 청장은 호남 출신에 노동통계의 전문가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다.

통계청은 정책을 구상하는 기관이 아니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각종 통계지표를 있는 그대로를 발표하는 기관이다.

그럼에도 여론 조작하는 것처럼 하지 못한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살림을 제대로 못 한 사람은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데, 가계부를 잘 정리한 사람에게는 철퇴를 가한 것이다.

무조건 내 입맛에 안 맞으며 무조건 적폐다. 더 웃기는 것은 신임 청장이란 자는 ‘통계자료를 잘 만들어 누(譨)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행정 각료가 본분을 저버리고, 국민의 눈을 속여서라도 대통령의 비유를 맞추겠다는 것인가?

진정 뜰 녘의 연한 풀잎 같지만, 겨울 강풍같이 될 수도 있는 거대한 국민의 힘을 무시한 처사이다.

한 술 더 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제지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논란을 빚고 있는‘소득주도 성장’의 정책 속도를 오히려 높여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냈다.

정 실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고용. 소득 지표 악화는 소득주도 성장을 오히려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는 것’ 이라고 강조하며 ‘하반기에는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경제 정책 추진에 더욱 체계적이고 과감하게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장 정책실장을 감싸고 있는 문 대통령도 더불어 민주당 전당대회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신 있게 말하는 데 우리는 올바른 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 며 ‘고용의 양과 질도 많이 개선되었고 성장률도 과거 정부보다 나아졌고 전반적인 가계소득도 높아졌으며 올 상반기 수출도 사상 최고’라며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추진하는 정 실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한마디로 기가 차고 말문이 막힌다. 소득주도 성장은 이미 통계자료에서 밝혀졌듯 거대한 허구였음이 고용참사와 양극화 쇼크의 구체적인 통계 숫자로 확인되는 등 만천하에 드러난 사실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과 장 실장은 여전히 그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소득주도 성장을 밀고 나가려고 하는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 대통령과 장 정책실장이 악화된 고용. 양극화 지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모르고 말한다면, 무능이요, 앞으로 무작정 기다리면 호전될 것이라고 우기는 것은 ‘오기’이자 ‘독선’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무엇을 그렇게 믿고 미래를 낙관하는지, 경제에 ‘무뢰한’ 이지만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장담과는 달리 각종 지표들은 갈수록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고, 국내외 경제학자. 전문가들조차 최악의 상황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을 정도다.

이미 국제 통화기금(IMF)과 OECD가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경고 한바 있다.

또 ‘소득주도 성장 실험을 계속하면 재정만 탕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사활이 걸린 소상공인, 미용사, 숙박업계 단체 등이 연일 반대시위를 하며 생존권 싸움을 하고 있다.

오래전 퇴직 후 모텔 업을 하는 곽모 씨(남 68)는 “숙박료는 10여 년 전 요금 그대로인데 세금도 오르고, 임금까지 올려주다 보면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물론, 업주는 최저임금 수준도 못 챙기는 수준이다”며 “정부의 최저 임금 인상이 명분은 좋지만 저희 같은 영세자영업체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이다.

좀 더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 예로 건물 주차장 경비원으로 일하는 정모 씨(남 58)는 “아무리 정부에서 최저임금 인상하라고 해도 고용주 잘 못 만나면 다 그림의 떡이지요. 별수 있겠습니까? 항의라도 할라치면 자르는 데 누가 감히 말하겠습니까? 말짱 헛일이지요.”라며 냉소적으로 말한다.

영등포구 일부 카페와 편의점, 그리고 건물 관리실 등에서 몇 분을 만나본 결과가 이렇다.

그럼에도 이들의 간절한 외침은 외면한 채 장 실장은 ‘소득주도 성장은 이제 시작일 뿐’ 이라고 선언했다. 정말 소름 돋는 말이다. 경제는 실험이 아니다.

섬뜩한 생체 실험으로 한국 경제가 ‘경기’를 일으키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데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무모한 수술을 하겠다는 것이 청와대 뜻이다.

이미 54조 원을 일자리 예산으로 낭비한 정부가 아니었는가. 그런데도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는 대통령과 정책실장은 끝장 도박을 해 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경제는 당위론, 이론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엄청난 부작용들이 이미 드러난 만큼 쓸데없는 고집 부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정책 방향을 과감하게 바꿔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내년 최저임금부터 재심의하거나 동결을 해야 한다.

이번 신인 청장도 그렇지만 시민단체. 운동권 출신, 특수지역출신의 무능한 아마추어 수준의 참모들을 신속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유능한 지도자는 잘못된 정책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손을 떼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더 이상 자만함과 오만함으로 국민을 대하지 말고, 민생경제를 위해 자신을 낮추고, 소득주도 성장의 실험을 포기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도 좋지만 대책 없이 최저임금을 올릴 경우 발생 되는 실직자를 감안, 영세업자들을 위한 별도의 대안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표되자 곧바로 기업들이 볼 멘 소리를 내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하락하는 영업이익률과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임금을 올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긴축경영을 택한 기업이 절반이 넘는 51.4%로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더 이상 자존심을 내세우며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명분은 약자를 위한다는 소득주도 성장이라지만 자칫 사회 최약자들의 밥숟가락과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이 될 수 있다.

민의의 뜻을 저버린 오기와 독선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실패한 경제는 쉽게 되살릴 수 없다. 허상의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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