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협, 검토 중…강제력 없어 수용 가능성 낮아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가 세계제약협회(IFPMA)의 개정된 윤리규정(이하 IFPMA 코드)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국내외 제약사들은 큰 동향없이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제약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이미 국내에 청탁금지법 등이 있어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IFPMA 코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은데다,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매출이나 처방 확대에 별다른 영향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21일 이사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IFPMA가 개정한 윤리규정(이하 IFPMA 코드)에 대해 업무보고를 했다.

이와 관련 협회 관계자는 "우리 협회와 KRPIA는 (입장이) 다르다"면서 "최종적으로 이사장단 회의에서 확정되겠지만 우리대로 합리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IFPMA 코드는 내년 1월 1일부터 보건의료전문가에게 기념품·판촉물 제공을 일체 금지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학술·교육행사 참석자들이 필기하는데 필요한 펜이나 메모지는 회사명만 표시하고 제공할 수 있다.

IFPMA 소속 협회인 KRPIA는 개정 내용을 준수하기로 하고 지난 20일 관련 내용을 전체 회원사에 공지한 바 있다.

KRPIA 관계자는 "경조사비의 경우 예전부터 안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명문화됐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제약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IFPMA 코드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조사비로 인해 영업현장에서의 충격은 없겠지만 기념품·판촉물까지 금지됨으로써 영업환경이 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KRPIA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만큼 충분한 검토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청탁금지법에 경조사비 한도와 판촉 목적의 견본품 금지 등이 명기돼 있다"며 "국내 실정에 맞게 강화할 것은 강화하는 등 합리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수용 가능성이 낮음을 내비쳤다.

여기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IFPMA 회원이나 강제력이 없다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일각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KRPIA 관계자는 "IFPMA 코드는 제약업계 자정노력 차원의 취지이지 강제성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제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고민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는 물론, 다국적 제약사들이 규정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코프로모션 품목의 경우 다국적 제약사가 요구하는 규정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현재도 기념·판촉물은 1만원 이하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매출이나 처방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 역시 "이미 (회사)내부 규정을 통해 판촉물 제공은 하지 않고 있어 코드 발표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IFPMA 코드를 따르겠다는 KRPIA의 발표는 선언적 의미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각기 회사들의 내부 규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다국적제약사 대부분이 이미 판촉물 제공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달리 규정을 만들거나 지켜야 할 수칙을 만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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