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가 끝나가면서 직장과 가정의 일손들이 다시금 바빠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가를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 활기찬 모습을 보이지만, 크고 작은 후유증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휴가가 끝나 갈 무렵이면 ‘바캉스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부쩍 늘기 시작한다.▲고열
여행지에서 돌아온 후 사람에 따라서는 2~3일간 가벼운 미열이 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여행지나 승용차, 비행기 안에서의 지속적인 에어컨 바람과 바깥 기온의 차이 등에 의한 인후염 등의 바이러스성 감기가 대부분의 원인이다. 증상은 기침이나 인후통이 동반될 수 있고 소아의 경우 열만 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나 열대 아프리카 여행 후 고열, 오한, 두통, 관절통이 생기면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의 유행 감염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을 먹고 있는 경우라면 귀국 후에도 한달 간은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해외여행에서 귀국한 후 3개월 이내에 발열, 설사, 구토, 황달, 임파선 종창, 피부 발진이나 성기의 이상 등을 보이면 바로 의사를 방문하여 해외 어느 곳을 다녀왔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 장기간 해외에 머물다 귀국한 경우에는 건강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설사 
바캉스 후유증 중에서 가장 흔한 질병이 급성복통, 설사, 구토를 동반하는 급성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대개 설사가 멎을 때까지 우유 같은 유제품을 피하고 이온음료 등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면 며칠 이내에 저절로 회복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소변량이 현저하게 줄 정도로 탈수가 심할 때
*고열이나 오한을 동반할 때
*설사에 점액이나 피가 섞여 나올 때(세균성 장염 등 의심)
*어패류를 먹고 12시간~3일 후 다리에 출혈, 수포가 형성될 때

눈병 
수영장에서 감염되기 쉬운 유행성 눈병은 세균성이 아닌 바이러스 질환이 대부분이다.보통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어른의 경우 눈에만 증상이 나타나고 아이들은 감기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한데, 7~10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회복된다. 유행성 결막염은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가족 중 눈병환자가 발생하면 손 씻기, 수건 따로 쓰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좋다. 간혹 세균성 결막염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눈병도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지면 안과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귓병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많이 생기는 귓병은 대부분 물놀이 후 귀를 후벼 상처가 나면서 세균 감염으로 인한 외이도염으로 귓속 외이도 점막이 붓고 통증이 심하며 진물이 흐른다. 항생제 연고와 함께 약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악화되므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수다. 또 여름철에 종종 발생하는 응급상황으로 귀에 벌레가 들어가는 일이 생긴다. 고막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면 귓속에 올리브유, 글리세린을 넣어주는 응급조치로 벌레를 죽일 수 있으나 죽은 벌레는 반드시 병원에서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면장애
여름휴가 후에는 수면장애나 피로, 입술에 물집이 잡히는 구순염 혹인 구내염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은 수면과 각성 주기, 호르몬 분비주기 같은 생체리듬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하는데 휴가기간 동안 과도한 활동이나 수면부족 상태로 생체리듬이 깨졌기 때문이다. 인체의 생체리듬을 주관하는 사령탑은 대뇌 깊숙이 위치한 시상하부로서 정해진 시간에 맞춰 각종 호르몬 분비를 명령하므로 ‘생체시계’라 불리기도 한다.피서지에서 밤 늦도록 놀다가 낮에 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하게 되면 이 호르몬 분비주기의 불균형으로 생체리듬이 파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면역 기능이 떨어져 헤르페스 구내염이나 대상포진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을 예방하려면 출근 전 1~2일은 집에서 충분히 쉬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또한 휴가 후 적어도 3~4일간은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일찍 자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피부 손상
일광 화상은 여름철 뜨거운 햇빛으로 인해 피부가 발갛게 달아오르며 화상을 입는 것으로 이런 경우 피부에 자극을 주지 말아야 하므로 마사지를 피하고 물집이 없다면 열기를 식히기 위해 찬물로 씻고 냉찜질을 한다. 물집이 생기거나 터진 경우 병원에 가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강한 자외선은 잡티와 기미, 주근깨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피부의 탄력성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란 탄력소를 위축시켜 잔주름을 만든다. 또 많은 땀을 흘리게 되면 피부에 피로가 누적되고 딱딱하게 굳는 각질화가 진행돼 피부노화를 촉진하게 된다. 바캉스 후의 피부관리 요령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광 화상
일광욕이 지나치면 피부가 따가우며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긴다. 먼저 찬 물수건이나 얼음, 또는 차가운 우유로 피부를 진정시킨다. 그 다음 소염 화장수를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한 후 거즈 등에 묻혀 화끈거리는 부위에 3분 정도 올려놓아 열기를 빼는 것도 한 방법이다.
피부 껍질이 일어날 때는 일부러 벗기지 말고 자연스레 벗겨지도록 한다. 자주 씻거나 과도한 마사지도 금물이다.

기미·주근깨·잡티
대체로 태양에 의한 피부 흑화 현상은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탈색된다. 화장품 중에는 비타민 C․E 등이 들어있는 제품이 색소성 병변에 효과적이다.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해진 피부는 하루 7~8잔의 물을 꾸준히 마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 권길영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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