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朝三暮四)원숭이를 키우는 관리자가 식량사정이 어려워지자 원숭이에게 제안을 했다.

아침에는 3개, 저녁에는 4개를 주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원숭이가 버럭 화를 내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별수 없이 관리자는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로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재차 묻자 원숭이가 좋아하면서 관리자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지급 순서에 차이가 있었을 뿐 결과적으로는 합(合)이 7개인데, 생각은 이렇게 다르다.

문재인 정부를 보면서 떠오르는 성어다. 요즘 사람들이 원숭이 같은 제안을 한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정부를 신뢰할 수 없으니 일단 먼저 4개를 받고 보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침에 3개를 받았지만 저녁에 4개를 못 받을 수도 있으니, 이를 대비해 차라리 아침에 4개를 받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경제사정도 최악으로 나빠졌지만, 북한에만 관심을 갖고 철책선, 탱크 방호벽을 철거하는 문재인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문 정권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드넓은 사막 한가운데 폐허나 다름없는 주유소가 하나 있는데, 유일하게도 물 펌프가 있다. 그 물 펌프 옆에는 한 바가지의 물이 있고 팻말이 하나 있다.

팻말에는 “물 펌프 밑에는 엄청난 양의 시원한 지하수가 있어 누구든지 목마른 사람들이 목을 축이고 갈 수 있다.

단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바가지에 물만은 절대로 마시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바가지의 물을 안에 넣어서 열심히 펌프질해야만 지하의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나그네들이 펌프에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은 앞서서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이 팻말의 충고대로 바가지의 물만은 마시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팻말의 충고를 무시하고 바가지의 물을 마셔버렸다면 사막의 유일한 펌프는 그 순간을 끝으로 물을 뿜어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타는 듯한 목마름을 참아내며 바가지의 물을 소중하게 지켜오면서 또 다른 목마른 나그네에게 시원한 물을 제공 할 수가 있었다.

이 펌프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것은 우리에게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오늘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선대(先代)에 사람들이 남겨놓은 한 바가지의 물이 있었기에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지친 나그네가 팻말 앞에서 잠시 생각에 젖어있다.

그리고 잠시 후 나그네는 펌프 옆에 있는 바가지의 물을 펌프 안으로 부어놓고 열심히 펌프질을 한다.

마침내 펌프에서는 맑고 시원한 물이 쏟아져 나오고, 그 물로 나그네는 마음껏 목을 축이고,씻기까지 하며 행복에 넘치는 표정을 짓는다.

죽을 지경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목마름을 참고 누구인지도 모를 뒷날의 나그네를 위해 다시 한 바가지의 물을 남겨 놓는 그 마음, 그것이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것이라면 지금 자신이 다가올 미래의 누군가를 위해 남겨놓을 한 바가지의 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번 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극심한 폭염이 연일 지속되는 가운데 늘 정치. 경제에 불안해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민초(民草)들의 삶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 빠져 적폐청산 명목으로 정적(政敵)제거에만 혈안(血眼)이 되어 있는 이 땅의 수많은 정치 모사꾼들의 그 추(醜)한 모습의 족속들에게 ‘한 바가지 물’ 의 진리를 전하고 싶은 안타까운 심정이다.

근간에 방송매체에 ‘부처’의 대변인 수준에서 발표될 내용까지도 직접 발표하는 한‘분’이 영상화면에 뜨면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어지럽다고 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마치 북한 방송을 보는 듯하다고, 역겨워하는 국민들도 많다.

그분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거나 아예 꺼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무리 폭염일지라도 때가 되면 시들해지고 떠나가듯 정권 역시 ‘지지도’가 영원할 수 없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민들이 ‘종북’인지 ‘종남’인지, 구분이 안 가는 문 정권에 대해 눈을 뜨는 것 같다. 실책(失策)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취임 이후 최저치인 58%로 나타났다.

tbs•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똑같은 수치인 58%로 조사된 바 있다.

북핵 위기 해소 등으로 한반도 평화 이슈에 ‘비판적 지지’를 보내던 보수층과 중도층이 지지를 거둬들인 것이 주된 하락 요인으로 풀이되지만, 더 큰 요인은 경제•고용 지표 악화와 최저임금 논란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6•13 지방선거 직후인 6월 둘째 주 79%를 기록한 이래로 8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 갤럽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50%대로 떨어진 것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31%)에 접어들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을 든 응답이 4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이 10%였다. 이전 조사에서 주된 부정평가 이유로 나오던 ‘대북 관계•친북 성향’ 응답은 8%에 그쳤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한 요인이 경제•민생 문제라는 점이 간접 확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약 100일 사이에 4명 가운데 1명이 문 대통령의 지지를 철회한 것이다. 최근 2개월 사이 반등 없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적신호가 켜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집권 2년 경제와 안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과속의 후유증이 경제 곳곳에 균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금으로 틀어막는 데도 한계가 있다. 곳간이 비기 시작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젊은 층의 실업률도 최악의 수준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던 지지율이 60%대 밑으로 추락하고 있다. 늦었지만 당연한 현상이다.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런데도 북한에 퍼주기를 못해서 안달이 나 있는 문 정권이다.

주사파와 좌파 진보세력, 법원, 군(軍), 국정원 등에 특정지역인사들이 대거 진을 치고 있는 문 정권. 무엇이 먼저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그들 세력에 휘둘린 채 끌려간다면, 뜬구름 없이 ‘종전선언’ 등 북한 입장만 대변하고 강조한다면, 자유 민주체제 유지는 꿈도 꿀 수 없다.

결과는 불문가지. 일자리는 줄고, 경제는 가라앉고, 안보체계는 무너지고, 곳간은 텅텅 빌 것이다.

그런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이 아니다. 당연히 존재할 필요도 없다.

모두의 대통령, 국민의 대통령이 되려면 좌파가 아닌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국민이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한 바가지의 물’을 남기는 지도자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대통령인지 묻고 싶다.

좌파가 추구하는 대통령으로 오명을 남기는 그런 대통령으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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