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대화 기회 여전히 낮아…간호서비스 88.8점 가장 높아

종합병원 92개소 입원환자 1만 4970명 참여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평가한 의료서비스 평균 점수가 83.9점을 보여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 중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인 부분은 '의사서비스'와 '투약 및 치료과정'으로 82.3점을 받아 최고 점수를 얻은 '간호사 서비스' 88.8점과 격차를 보였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9일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의 의견과 가치가 존중되는 환자 중심 의료문화 확산,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질 향상을 위해 '환자경험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포함) 92곳에서 퇴원 후 2일~56일 사이에 1일 이상 입원했던 성인 1만 497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입원경험 5개 영역(간호사/의사서비스,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환경, 환자권리보장)에 대한 19개 문항 ▲전반적 입원경험평가 1개 영역에 대한 2개 문항 ▲개인특성 3개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전화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간호사서비스는 환자를 대하는 태도, 의사소통 등 4개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각 문항에 대한 점수는 87~89.9점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가장 낮은 점수를 보인 의사서비스 영역은 환자를 대하는 태도, 의사와 환자간 소통 등 4개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환자를 대하는 태도 2개 문항은 88.8점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의사를 만나 이야기 할 기회는 74.6점, 회진시간에 대한 정보제공은 77점을 받아 낮은 대면 기회가 환자 만족도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투약 후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은 84.9점, 의료진의 환자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노력 84.1점, 진료 전 설명 83점, 진료후 부작용 설명 81.6점, 위로와 공감은 78.2점을 나타냈다.

병원 환경 영역은 84.1점으로 깨끗한 환경인지와 안전한 환경인지에 대한 평가는 각각 83.1점과 85.1점으로 확인됐다.

환자권리보장 영역은 평균 82.8점을 나타냈다. 공평한 대우와 수치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를 받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각각 87.6점과 84.8점을 보여 비교적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치료 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기회는 79.7점, 불만을 쉽게 말할 수 있었는지는 여부는 73점으로 나타나 환자의 의견 피력에는 비교적 낮은 점수를 보였다.

기관별 평가평가를 보면 응답자 전체 결과와 동일하게 간호사 서비스 점수가 가장 높고(88.7점), 가장 낮은 영역은 환자 권리보장(81.2)으로 확인됐다. 기관 간 편차가 가장 큰 영역은 병원환경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보훈병원 3개소는 다른 의료기관과 환자 구성의 차이가 심한(65세 이상 남자환자 다수)해 기관 분석과 비교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심평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9일 오후 6시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기성 평가위원은 "임상적 효과나 안전은 연구가 많이 이뤄졌으나 그동안 치료에서 환자는 피동적인 입장에 있었다"면서 "환자가 자신의 몸을 잘 아는 만큼 의료진과 진료의 파트너로 역할을 하기 위해 '환자의 중심성'을 두고 진행한 첫 조사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사는 환자의 경험을 넘어 환자가 치료 결과에 만족하는 지 여부를 살펴보는 과정"이라면서 "많은 국민의 목소리가 담긴 평가결과가 의료현장에 반영돼, 환자중심 의료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자경험평가'는 환자를 존중하고 개인의 필요와 선호, 가치에 상응하는 진료를 제공하는지 등을 국민 관점으로 의료서비스 질적 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평가다.

심평원에 따르면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는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질 향상을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환자경험을 조사하고 있으며 많은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전화, 우편, 온라인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또 외국 연구에서 '환자의 긍정적 경험'과 '환자중심 의료'는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치료 순응도를 높여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등 임상적 효과와 환자 안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노민양 심사평가원 심사운영실 차장은 "이번 결과로 우리나라 입원환경에서 환자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 의사와 이야기할 기회, 진료과정에서 환자에게 더 많은 정보와 참여기회 제공 등 의료진과 환자 간 소통 부분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평가는 진료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이것은 국민들이 실제 체감하고 경험에 대한 목소리가 의료 현장에 피드백되는 부분이라 그 자체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차후 로드맵은 보건당국과 함께 고민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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