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정보 전달 기술 향상 기대

국내 연구진이 아데닌 꼬리를 분자수준에서 대량으로 분석해 아데닌과 다른 염기서열을 포함한 혼합 꼬리를 발견했다.

혼합 꼬리는 RNA의 염기서열 중 하나인 아데닌을 포함하여, 다른 종류의 염기서열인 구아닌, 유라실, 사이토신도 포함하고 있는 것을 규명해 전령RNA의 생애와 유전자 조절에 관한 새로운 이해의 틀을 마련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 김빛내리(사진) 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대용량염기분석법인 꼬리서열분석법을 적용하여 전령RNA 말단에 아데닌 외의 다른 염기가 추가돼 혼합 꼬리가 만들어지는 변형이 일어남을 밝혔다.

TENT4 라는 단백질이 아데닌 꼬리의 말단에 혼합 꼬리를 추가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혼합꼬리는 분해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전령RNA를 보호하고 RNA의 수명을 늘린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말단에 염기서열을 붙일 수 있는 효소인 리보핵산말단변형 효소(ribonucleotidyl transferase)를 후보군으로 선택해 관찰한 결과, 7개의 리보핵산말단변형 효소 중 TENT4A와 TENT4B가 혼합 꼬리를 생성하는 것을 발견했다.

기존에 TENT4 효소들은 아데닐화를 담당한다고만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로 연구팀이 정제된 TENT4 효소로 실험한 결과 아데닐화뿐만 아니라 구아닌화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머지 두 염기인 유라실과 사이토신도 상대적으로 낮은 빈도로 혼합 꼬리 형성에 사용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혼합 꼬리가 순수한 아데닌 꼬리보다 탈아데닐화 과정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전령RNA를 보호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세포 내에서 실험적으로 혼합 꼬리 효소(TENT4A, TENT4B)들을 제거한 뒤, 전령RNA 양을 관찰했다.

자궁경부암세포와 피부섬유아세포 내의 수많은 전령RNA 양을 관찰한 결과, 혼합 꼬리 효소들이 없을 때 전령RNA에 혼합 꼬리가 없고 또한 전령RNA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혼합 꼬리가 전령RNA의 분해를 막는다는 가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아데닌 외의 다른 염기서열이 추가된 전령 RNA의 혼합 꼬리는  TENT4A와 TENT4B라는 리보핵산말단변형 효소에 의해 생성되는데,  탈아데닐화효소에 의한 꼬리 제거 과정을 막아 전령 RNA를 보호하고 안정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김빛내리 IBS 연구단장은 “본 연구는 세계 최초로 전령RNA 꼬리의 특이적인 변형의 생성 과정을 밝히고, 그로 인해 탈아데닐화 효소(deadenylase)들의 기능이 저해되는 현상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혼합 꼬리는 전령RNA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RNA를 이용한 유전정보 전달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Science) 저널 2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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