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디알스캔, 높은 예측 정확도 실현…보편성 검증 필요"

인공지능(AI) 학습모델은 현재 신약개발 과정에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최근 2~3년간 방대한 실험데이터 기반의 딥러닝(deep learning) 모델이 개발돼 가상 환경에서 후보 물질을 찾거나 그 물질의 약효를 예측해 주는 AI 회사들이 늘어났다.

이들은 ‘실험비용과 시간의 절약’이라는 매력적인 제안을 하고 있지만 인공지능 모델의 논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회사는 적은 실정이다.

신테카바이오는 최근 독자 개발한 유전체 빅데이터기반 인공지능 플랫폼 중 하나인 씨디알스캔(CDRscan)이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6월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씨디알스캔은 폐암, 간암 등 다양한 암에서 유래된 약 1000개 암세포주를 대상으로 ‘가상 약효 예측’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딥러닝 모델이다. 후보 물질의 화학구조정보만 있으면, 몇 가지의 희귀 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 종에 대하여 항암효과의 여부 및 어떤 암 종에 가장 효과적일 지를 예측한다.

씨디알스캔은 기존의 AI 회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약물의 화학적 특성 이외에도 유전체 빅데이터를 결합해 약물의 효과를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로, 암환자, 암조직마다 판이하게 다른 유전적 특성을 신약개발 과정에 고려하는 개인맞춤 정밀의료를 지향하고 있다.

항암제 개발은 암의 원인이 되는 생물학적인 요인을 찾고, 이를 저해하는 물질을 탐색 및 발굴해 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한 항암효과와 독성 실험 그리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거쳐 이루어진다.

1990년대에는 다량의 화합물을 한번에 신속하게 탐색하는 고속대량스크리닝(HTS) 기술의 개발로 유효물질 발굴의 효율성과 성공률을 크게 높인 바 있다. 그러나 목표 암 종에 해당하는 일부 세포주만을 대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약 8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평균 8년이 걸려 발굴된 신약 후보 물질이 다른 암 종에도 적응증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길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논문의 제1공동저자인 양현진 박사는 "아무리 완전 자동화된 고속대량스크리닝 시스템이라고 할지라도 1억개에 달하는 화합물 구조, 그리고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암세포를 대상으로 항암 약효 테스트를 수행하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축적된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보다 광범위한 화합물 및 암세포에 대해 ‘약이 될 만한 물질’을 1차적으로 스크리닝한 후, 실험적 검증을 통해 항암 후보물질을 선정한다면 항암물질 발굴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박사는 "씨디알스캔을 활용하면 다른 질환의 치료제 중 항암효과가 있는 약물 발굴도 가능하다"며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높은 항암 신약 개발에 있어 약물의 용도변경은 신속하고 낮은 개발 비용으로 더 많은 암 환자들에게 치료의 혜택이 주어진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씨디알스캔은 유전체정보를 기반으로 항암약효를 예측하는 최초의 상용화 가능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이전의 유사 연구 결과에 비해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여 신약개발 인공지능 모델의 활용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신테카바이오 정종선 대표는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에만 편중되지 않고 폭넓은 종류의 화합물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예측하는 ‘보편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최적화된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협업 네트워크를 통해 씨디알스캔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약후보 물질 개발 단계에서 획기적인 비용절감과 시간단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테카바이오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연구소 기업으로, 유전체 빅데이터 플랫폼 (PMAP)과 인공지능 딥러닝 신약개발 플랫폼이라는 두 가지 혁신적인 정밀의학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의 기술은 유전체, 빅데이터, 그리고 딥러닝이라는 첨단 영역의 융합을 통해 질병의 정밀한 진단과 신약개발의 효율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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