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화된 PACS·EMR 세계무대서는 변방…정부 구체적 지원 절실"

박래웅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왼쪽)과 임효근 춘계학술대회 조직위원장.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인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서 '진화하는 데이터'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14일~15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진화하는 데이터(Evolving Data for Better Health)'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학회는 14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데이터 표준화와 정부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래웅 학회 이사장(아주대 의료정보학과 과장)은 "그 동안 한정된 데이터에서 정형 데이터와 시그날·영상 등 비정형데이터 개발로 계속 발전하면서 표준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연구·진료 표준화와 함께 상호 운용을 통해 다중 데이터 통합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효근 대회 조직위원장(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원장)도 "스마트 헬스케어의 근간을 이루는 데이터 개발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한정된 인적·물적자원을 최대한 공유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산업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각 부처의 노력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정부의 더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지원없이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PACS(의학영상저장전송시스템)나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 등 국내에서 시작된 시스템이 의료정보에 관한 상당한 기술력과 경쟁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표준화되지 않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임 조직위원장은 "PACS나 EMR도 우리가 먼저 시작했는데 세계 무대에 나가면 변방에 머무른다"며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이를 정부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EMR 보급률이 세계 최고라고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 뒤처져 있다"며 "미국은 표준화된 EMR을 보급하고 환자에게 더 나은 질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EMR 표준화 수준을 평가했을 때 95% 이상으로 환자의 데이터를 의미있게 쓸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몇몇 대학병원을 제외하고는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동기 부여를 위한 인센티브 등 정부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데이터 표준화가 힘든 것은 개개의 병원이나 기업이 하기에는 공적인 영역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규제 완화와 함께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좋은 솔루션을 수출할 수 있고 의료의 질 향상과 함께 의료비를 낮추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조직위원장도 "데이터 표준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다 알지만 의료현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초창기 PACS 활성화하듯이 한시적으로라도 당근(수가)을 어떻게 적절하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가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적 추세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의료는 서비스 산업에서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다.

박래웅 이사장은 "향후 5년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춘계학술대회가 다시 마음을 모으고 나갈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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