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협상 '집중'…'의료계 수가집중' 불만 토로

건강보험공단과 보건의약단체의 요양급여비용 협상은 늘어나는 진료비용 속에서 어떻게 적정한 수가를 분배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 수가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의사협회가 극적으로 협상에 참여하면서 다른 의약단체들의 집중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4일 오후 11시부터 시작된 공단과 보건의약단체(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의 협상은 공급자단체와 정부의 탐색전으로 시작해 의료계 집중된 수가를 분배해야 한다는 다른 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이날 수가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져간 것은 일단 의협이었다. 정부는 진료비 점유율이 높은 만큼 수가에 인상에 대한 타당성과 근거자료를 요구했고 의료계는 수가인상이 왜 적정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의료계는 공단측이 제시한 의원 경영 평가 기록에 대해 난색을 표하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공단이 제시한 자료는 의원 상위 10%의 진료비 내용으로 입원환자가 대부분인 정형외과 등에만 한정된 자료라는 것.

전체 의원의 경영난을 고려치 않는 정부 태도에 의협 관계자는 "의원 경영난은 이번 수가에 꼭 반영되어야 한다. 의원 경영난으로 직원들까지 열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료비 점유율이 높은 의료계와 공단이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일단락을 맺은 협상과 달리 다른 약사회, 한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등은 정부 정책의 강한 추진 의사 확인과 의료계 집중됐던 수가의 적정한 배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가 협상에 참석한 약사회 임원은 "공단이 약국 진료비 증가 이유를 물어 의약품 비용 증가를 말했고, 반면 약국 행위료는 증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면서 "약국은 다른 단체와 달리 불용재고의약품 관리, 카드수수료 등 손실 부분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의협 임원은 "공단측에 국고보조 부분을 정확히 정부에 받아낼 것을 요구했고, 복지부에서 직접 문케어 재정여력이 있다고 강조한 만큼 어려운 공급자들을 위해 벤딩 폭을 충분히 내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한방병원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 달하며 한방관련 사무장병원이 기승을 부리는 문제를 공단측이 제기했는데, 사무장병원 문제 개선은 적극 협조할 계획이며, 한방병원은 절대 수 자체가 작아 조금만 증가해도 증가율이 크게 잡힌 것뿐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의협 위주의 거버넌스 구축과 정책 입안으로 가면, 건보 재정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된다"면서 "국가와 공단에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치협 임원은 "공단이 재정이 어렵다는 설명을 했다"면서 "치과의사들은 일선에서 보장성 강화, 대국민 만족도 상승 등 정부 정책과 제도를 열심히 참여했는데, 보상은커녕 재정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에서 치과계 진료비 급증 문제 등을 지적하는데 이것은 보장성 확대 때문"이라면서 "실제 해당 항목을 제외시키고 기관당 진료비로 보면 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의협 중심의 협상 분위기에 대해서도 "의과 중심, 의협 중심으로 협상이 이뤄지면서 치과가 많이 소외를 받고 있다"면서 "치협과 한의협, 약사회 등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최근 공동성명을 냈다"고 말했다.

한편 3차 수가협상은 28일 오전 10시 약사회를 시작으로 오전 11시 한의협, 오후 2시 병원협회가 나선다. 의협과 치협은 30일 오후 3시와 5시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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