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바이오마커 ‘PD-L1 발현율’ 한계점 보완 기대

분당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마크로젠 공동연구

폐암 면역항암제에 적합한 환자군을 찾는 새로운 진단검사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밀의학센터(소장 서정선 석좌교수)와 서울대병원(흉부외과 김영태 교수), 마크로젠(신종연 수석연구원) 공동연구팀은 NGS 유전체 분석법을 통해 암세포 주변 종양미세환경의 면역 신호를 읽어낼 수 있음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폐 편평상피세포암 면역항암제에 효과적인 환자군을 선별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연구협회(AACR)의 국제학술지 ‘암 면역학 연구(Cancer Immunology Research, 영향력 지수 IF 8.284)’ 인터넷판에 5월 2일자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국인 폐암 환자 101명의 폐 편평상피세포암 조직에서 DNA와 RNA를 추출해 NGS기술로 분석한 뒤 유전체 변이와 유전자 발현량 패턴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암세포 주변의 종양미세환경(TME)과 암세포 유전체 복제수 변이(SCNA)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규명했고, 암세포의 증식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M2 대식세포(M2 Macrophage)’의 존재를 유전자 발현량을 통해 파악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면역항암제에 효과적인 환자군을 간단히 선별할 수 있는 진단검사법을 고안해낸 것이다.

지금까지 면역항암제의 유효성을 가늠할 수 있는 최선의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것은 ‘PD-L1 발현율’이다. 발현율이 높을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고 보아 면역항암제 투약을 위한 보험급여 적용 기준도 PD-L1 발현율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음성이거나 발현율이 낮아도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치료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1000개의 유전자의 발현량을 기준으로 한 환자군 분류.

이번 연구에서 고안된 새로운 진단검사법은 이러한 PD-L1 발현율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PD-L1 발현율은 암세포 자체의 단백질을 토대로 면역 오류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암세포 주변의 면역 환경은 고려되지 않는데 비해 NGS 유전체 분석법은 암세포 주변 종양미세환경의 영향을 받아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면역 오류를 면역세포 자체의 유전자 발현량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밀의학센터 서정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새로운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 제시된 대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NGS 유전체 분석법은 기존 PD-L1 발현율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바이오마커로서 불필요한 치료로 인한 환자의 부작용과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의료 혜택에서 제외된 환자들에게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굴한 바이오마커에 대해 국제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 또 후속 연구를 통해 NGS 기반 유전체 분석법이 폐 선암과 전암(pan-cancer)에서도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연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들 유전자 면역 정보를 이용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증진시키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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