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10년, 급여 진입 기회 찾는 '파슬로덱스'

유방암 1차 치료·입렌스와 병용요법 허가 확대

유방암은 흔히 '착한 암'이라고 불린다.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반면 재발의 가능성 역시 높아 '꼬리가 긴 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동전의 양면 같은 유방암의 특성은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는 현 시점에 또 다른 숙제를 던지고 있다.

40대 또는 50대에 발병하는 유방암이 5년이 아닌 10년 혹은 20년 후에 재발했을 때 환자는 어떤 치료를 해야 하며 어떻게 남은 생을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이된 암의 특성상 완치가 안되기 때문에 치료 목표를 '삶의 질'에 두고 가면 된다. 더불어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느끼는 경제적(치료비용), 신체적 부담(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국내 유방암 발병률 지속 증가 

박경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유방암의 발병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50세 전후반이며 최근 들어서는 70대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유방암 발생 나이가 고령화되어 가는 추세이며 발병률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그는 "2015년 암등록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암은 발병률이 줄고 있는데 유방암만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유방암 환자는 최근 14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유방암은 초반(5년)에는 재발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그 이후 재발이 나오고 있다"면서 "젊은 환자는 호르몬차단제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낮아 재발되는 경우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재발의 경우 암세포의 성격이 달라져 조직검사를 다시 해서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이 나오거나 HER2 양상으로 나오면 웃는다. 약이 좋아서(치료가 가능하기 때문)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재발한 환자들은 완치가 안되기 때문에 치료 목표가 삶의 질을 담보하는데 맞춰져야 한다"면서 "가정에서의 역할을 하도록 돕는데 (치료 목적을)집중한다"고 말했다.

재발된 유방암의 경우 1차 치료로 내분비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권고지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내분비요법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와 함께 1차 요법으로 생존기간 연장을 입증하면서 내약성이 좋은 치료제 역시 부족하다. 

경구제 복용이 어렵거나 순응도가 낮은 환자에 사용 가능한 치료제의 부재 역시 내분비요법의 치료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박경화 교수는 "노인의 경우 약을 혼자 챙겨먹는 것이 쉽지 않다. 또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면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때문에 주사제 투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슬로덱스는 이런 구멍을 챙겨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다만 한국에서는 승인된 지 10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의료보험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파슬로덱스(성분 풀베스트란트)는 지난해 11월 내분비요법제로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없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 폐경기 이후 여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1차 치료제로, 팔보시클립과 병용해 내분비요법 후 진행된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 여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에 사용할 수 있게 허가를 받았다.

FALCON 3상 임상에서 파슬로덱스로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중간 무진행 생존기간은 16.6개월로 아나스트로졸 치료 환자군의 13.8개월 대비 유의하게 개선됐다.내장전이(visceral metastatic)가 없는 환자에서도 파슬로덱스 치료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22.3개월로 아나스트로졸 투여군 13.8개월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내분비요법 치료 후 진행된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진행성 유방암 폐경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CONFIRM 임상에서 파슬로덱스 500mg 투여군은 250mg 투여군 대비 사망 위험을 19% 감소시키고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을 4.1개월 연장하는 등 통계적으로 유의한 임상 결과를 나타냈다.

PALOMA-3 임상에서도 파슬로덱스는 내분비요법 이후 진행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팔보시클립과 병용 시 9.5개월의 연구자 평가 무진행 생존기간을 기록, 파슬로덱스와 위약을 투여 받은 환자군 4.6개월 대비 유의하게 개선했다.

박경화 교수는 "진행성 유방암 1차 치료제로 뼈 전이가 있고 70세 이상이면 파슬로덱스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현장에서는 (급여의 우선순위로 볼 때)단독치료보다 2차 이상의 병합이 더 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슬로덱스는 승인 이후 10년 동안 급여권에 들어오지 못한 약제"라면서 "우리나라 현실이 전체 파이에서 (급여 가능한 볼륨을)나눠서 주고, 그렇게 하는 사이 유방암 영역에서는 퍼제타, 케싸일라 등 HER2 데이터가 많이 쌓이며 (급여권에)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슬로덱스는 취약한 재발유방암 내분비요법의 구원투수"라고 평가하면서 "임상현장에서는 (고령환자층에서)치료를 줄이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요한 옵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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