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빅데이터 기반 ‘한국형 비만진료지침’ 발표

대한비만학회가 한국인 빅데이터에 근거한 비만진료지침을 발표했다.

한국인에서 복부비만으로 인한 심뇌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이 예상보다 낮은 허리둘레 구간에서부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비만진단과 합병증 예방에 있어 BMI와 더불어 허리둘레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9일 대한비만학회(이사장 유순집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 따르면 이번 진료지침은 국내 약 2000만명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연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새로운 비만진료지침에는 체질량지수(BMI)에 따른 단계별 비만 진단 기준이 제시됐다. 체질량지수 25 kg/m2 이상인 경우 성인 비만으로 진단되며, 23~24.9kg/m2는 비만전단계, 29.9kg/m2까지 1단계 비만, 34.9kg/m2까지 2단계 비만, 그리고 35kg/m2 이상부터는 3단계 비만으로 진단된다.

이는 약 2000만명의 건강검진 수검자를 전수조사해 관찰된 BMI와 허리둘레에 따른 동반질환 위험도 등을 반영해 국내 비만기준을 보다 세분화한 것이다.

새 진료지침은 BMI와 함께 허리둘레에 따른 동반질환 위험 및 사망위험의 관련성이 확인되면서 비만전단계와 3단계 비만(고도비만)의 기준이 마련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내 성인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의 세 가지 질환 중 한 가지 이상을 가질 위험에 대한 분별점(Cut-off point)은 체질량지수 23kg/m2로 확인됐다.

BMI가 정상이거나 비만전단계라고 하더라도,허리둘레가 남성은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일 경우 동반질환의 위험은 1단계 비만 환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비만기준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3단계 비만 기준이 추가됐는데 BMI 35kg/m2 이상 구획에서도 BMI 추가 증가에 따라 당뇨병 및 고혈압 등의 동반질환 발병이 증가한 것에 기초한 것이다.

심뇌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새로운 심근경색 및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 위험도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총사망률) 허리둘레 증가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특히 심뇌혈관질환과 허리둘레의 관련성은 BMI 변수를 보정했을 경우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 BMI가 정상이지만 허리둘레가 늘어날 경우 총사망률도 더욱 급격하게 증가해 허리둘레가 BMI 보다 비만으로 인한 심뇌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의 더욱 명확한 예측인자로 제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약 50만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 치료 비용을 연구한 결과 비만 환자는 정상체중에 비해 연간 최대 50만 8781원의 의료비용을 추가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BMI를 기준으로 3단계 비만일 경우 정상체중에 비해 14.3~50.1%의 의료비용 상승을 동반했으며,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볼 경우 정상체중에 비해 최소 2.5%에서 최대 53.3%까지 의료비용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원영 교수는 "복부비만을 진단하는 허리둘레의 분별점은 인종이나 성별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실제 위험을 반영한 복부비만 기준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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