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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가면 쓴 당신이 '혹세무민' 아닌가
2018년 04월 05일 (목) 09:20:08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어느 날 누군가가 공자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老子)이 원한을 덕으로 갚아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습니까?” 그러자 공자는 “무엇으로 은혜로운 덕을 갚을 것인가? 곧고 정직함으로 원한을 갚고, 덕은 덕으로써 갚아야 하느니라(何以報德 以直報怨 以德報德)”라는 진리의 답변을 했다.

이 부분에서 다산은 자신의 깊은 생각을 여러 가지로 설명한다. 야박하게 대해야 할 것을 후하게 대하며, 후하게 대해야 할 일에는 보답할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후하게 대할 곳에는 덕(德)으로, 야박하게 대해야 할 일에는 ‘직(直)’이라는 참으로 공평한 논리를 찾아냈다는 주장으로 공자의 생각이 가장 옳은 논리라는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런 뜻에서 “바르고 정직함(直)이란 속이지 않음(不岡)이다.”라고 풀이하고, “인간으로서 원한이 있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속이거나 기망하지 않는 것으로 갚아주면 충분하다고 여겨야 한다.”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런 해석은 주자의 “이른바 직(直)이란 지공(至公) 무사(無私)이다”라는 해석과 일치하는 것으로, 원한이 있거나 원수와 같은 사람에게도 모든 일에 지공무사, 지극히 공정하고 사심이 없게만 대해주면 모든 일은 원만하게 해결된다는 생각이었다.

며칠 전 ‘국무위원회의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가 짧은 시간에 졸속으로 만든 개정안은 절대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 칼럼을 읽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多選.영등포구)이 필자에게 '혹세무민(惑世誣民.세상 사람들을 속여 정신을 홀리고 세상을 어지럽힘)'아니냐는 문자를 보냈다.

처음에는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치욕감을 느꼈다. 과거와 달리 다선의원이자 더불어당이라는 우월감에 빠져 오만방자한 그 의원과 ‘더불어당’에 즉각 항의를 하고, 낙선운동을 벌여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잠시 후 필자의 생각이 부질없는 짓이란 것을 깨달았다. 당에 항의해보았자 오히려 그가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개(忠犬)라는 것을 입증하는 꼴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그 의원에게 항의를 한들 자신만 피곤하다는 것도 알았다.

차라리 모든 것을 비우니 오히려 마음만은 가볍고 편해졌다. 그가 당선이 되던, 낙선이 되던 그의 관운(官運)이다.

결론은 공자의 말처럼 ‘원한’을 풀려면 바르고 정직함으로 속이지 않으면 된다. 그 의원이 은연중에 필자의 교사가 되어준 것이다.

인간의 삶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생각하는 삶이고 또 하나는 생각한 것을 실천하는 삶이다.

이 두 가지 삶은 얼핏 다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임을 알 수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생각하는 일에만 몰두한다면 그 사람은 공상가가 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생각 없이 행동만 한다면 동물의 삶과 다를 게 없다.

생각은 어쩜 ‘알’과도 같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닭이 알을 품으면 병아리가 나오지만 독사가 품고 있는 알에서는 독사가 나오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좋은 생각을 갖게 되면 좋은 열매를 맺으면서 기쁜 삶을 누릴 수 있지만 허탄하고 과욕의 생각을 품으면 그 반대의 열매를 맺으면서 불행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런 인간인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동안 어떤 삶으로 살아가야 할까?

무엇보다도 잃어버린 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기보다 내가 가질 것은 없지만 나누어 줄 수 있다는 것이 더 많다는 것에 감사할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한 마음이 될 수 있다.

음식의 맛을 낼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금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신선하게 음식을 만들어 보기 좋고 먹음직스럽게 담았다 해도 그 속에 소금이 빠지면 아무 맛을 낼 수가 없다. 소금 맛의 신비가 바로 그 속에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랑’은 모든 삶을 맛이 나게 하는 신비가 숨겨있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제 정리를 하자면 음식의 가장 중요한 재료가 바로 소금인 것처럼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1계명인 사랑이다.

이 세상에서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가정도, 교회도, 세상도 모두 마찬가지다.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사랑을 베푼 이방인인 사마리아인의 마음, 고통까지도 감사하며 죽는 순간까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불평하지 않았던 바울,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바윗돌을 내리친 죄로 가나안 땅을 눈앞에 두고 그 땅을 가지 못한 채 죽은 모세. 이들의 삶을 보면서 과연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또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하나님이 우주 만물을 창조하실 때 육일 째 되는 마지막 날, 가장 늦게 만든 인간이지만 그래도 세상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는 특권을 주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간들이 욕심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살다 보니 사랑의 손길에 매우 인색해지고 남을 배려하는 것을 일찌감치 접어놓은 상태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점점 더 부패하고 타락해가고 있다.

곧 지방선거가 있어서일까. 철로 만든 가면을 얼굴에 쓴 정치꾼들이 우후죽순 잡초처럼 무성하게 퍼져 나가면서 선인(善人) 행세를 하며,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위선의 정치 패거리들이 제 살 궁리만 하고 있다 보니, 연일 부정과 부패, 살인과 절도, 강간 등 범죄자들이 악랄해지고 포악해져 가고 있는 험악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의 올바른 생활은 모든 일에 염려하지 말고 늘 감사하는 마음의 생활이다.

지금 현세에 살고 있는 우리는 엄마 뱃속에서의 열 달의 삶에서 오늘 같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살지는 않았다. 아울러 미래의 제3의 세상도 우리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과거에 연연하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안한 삶을 살지는 말자.

선거철이 임박해지면서 자신의 사악한 행동 혐의를 모조리 부인하며 뻔뻔한 모습을 보이는 그 철판의 얼굴들 무섭다 못해 처연하다. 두꺼운 철판 얼굴들은 자기 성찰을 모르고 사죄도 모르고, 고백할 줄도 모르며 용서 또한 구하지도 않는다.

잘 선택해 뽑아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 썩은 정치꾼들이 많아도 이 세상이 멸망하지 않는 것은 그나마 열 명의 의인이 있어서일 것이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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