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휘 "일반약 슈퍼판매, 페기해야" 강조

국회 보건복지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일반약 수퍼판매 시행이 5년이 흘렀지만 안전성 보다 의약품 부작용 논란이 지속적으로 일어나 제도 개선과 함께 공공심야약국 운영에 따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혀 주목된다.

이와함께 조찬휘 대한약사회 회장은 부작용이 크게 증가한 일반약수퍼판매제도는  폐기해야 마땅하며 의원과 약국 등 1차 의료기관을 활용한 공공의료 정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취약시간대 의약품 조제 및 구입 불편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오제세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의약품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판매원이 의약품을 판매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일부 판매처에서 벌어지는 불법, 탈법행위에 대한 사후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면서 "공공심야약국이 일부 지자체 예산과 약사들의 희생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오 의원은 "의약품 구입에 있어서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안전성 또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고 규정하며서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제도가 시행된 지 5년이 지난 이때에 제대로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에서는 취약시간대 의약품 구입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편의점의 의약품 판매를 허용했다"면서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들에게 실제 필요한 것은 의약품 편의점 판매보다 저렴한 진료비용으로 심야나 공휴일에도 진료와 투약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보건의료와 환경 부문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의 규제와 개입이 불가피한 영역"이라면서 "공공의료 비중이 줄고 있고 민관 의료기관에 대한 예산지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민간 의료기관에 대한 예산지원이 대형병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취약시간에 주택가 밀집 지역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사정이 이러다보니 약국이나 의원이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상의 문제로 심야시간이나 공휴일에는 일찍 문을 닫아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지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두 의원의 의견에 입장을 같이 했다.

양 위원장은 "2012년 안전상비약판매제도 시행 이후에 2016년까지 부작용 보고 건수는 368건에 달하고 있고, 편의점 판매 1위인 타이레놀의 경우 유럽집행위원회가 시판허가를 중지했다"면서 "다른 약품에 대해서도 설사, 구토, 불면증 등 부작용 보고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 제도 변화를 정부와 국회가 함께 모색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조찬휘 대한약사회 회장이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취약시간대 의약품 조제 및 구입 불편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그는 "국민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는데 편의점 판매약 확대만 능사가 아니다"면서 "최근에는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들이 점차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이제는 공공심야약국 확대 및 정부 지원 강화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라면서 "오늘 토론회를 통해 제시된 방안이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안전상비의약품 제도 만들어질 때 개국약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편의성과 건강증진을 위해 제도가 시행됐지만 부작용 문제에 따른 많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면서 "제도 점검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찬휘 대한약사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건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지만, 지금은 의약품 구입이 불편하다고 면허도 없는 사람들에게 약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하고, 몸이 아픈 국민은 알아서 약을 사먹도록 할 뿐"이라면서 "이는 의약품의 안전사용체계를 구축해야 할 정부가 국민들에게 각자도생하라는 것에 불과하다"고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이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제도는 혁신적으로 발전해 왔고 전문가들의 수준은 높아졌다"면서 "사회보험제도를 통해 낮은 비용으로 진료 혜택을 받고 있고 병의원과 약국에 대한 접근성은 높아져 이러한 양질의 인프라를 활용하면 저비용 고효율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불필요한 부작용을 걱정하고 소모적인 사회적 갈등만 야기하는 편의점판매약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면서 "위기관리는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듯이 부작용이 크게 증가한 편의점판매약제도는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늘 토론회의 주제는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가 될 수 있는 가치있는 정책제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약국과 의원급 의료기관을 통한 높은 수준의 보건의료서비스를 휴일이나 심야시간과 같은 취약시간대에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면, 보다 빨리 질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건강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정부는 국민건강 강화를 위해 의료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약국을 통한 공공성 확보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전문적인 약사 인력과 동네 곳곳마다 약국이 개설되어 있으므로 이를 보다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 토론회를 시작으로 취약시간대 의약품 조제·구입 불편 해소를 위한 제도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를 바라며, 약국과 1차 의료기관을 효율적이고 가치있게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축하의 말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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