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일·정경인, 낮은 혈압 자살생각 조사 연구 발표

혈압이 낮을 경우 자살생각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조성일 교수와 정경인 연구원(약학정보원 학술팀장, 상무)이 BMC Public Health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혈압이 낮은 사람이 자살생각 위험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4년) 자료를 이용해 정상혈압 또는 낮은 혈압을 가진 10,703명 한국 성인(19-101세)의 자살생각 위험을 비교했다.

연구에서 혈압 기준은 정상혈압을 100 ≤ SBP(수축기혈압) < 120 mmHg 그리고 DBP(확장기혈압)< 80 mmHg로 했다. 저혈압의 기준은 수축기 혈압 100 mmHg로 하여 매우 심한 저혈압이 아니라 통상 정상의 범주로 여겨지는 정도의 낮은 혈압도 저혈압으로 간주했다.

또한 양적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저혈압의 기준을 수축기혈압 110 mmHg, 95 mmHg, 90 mmHg으로도 설정하여 결과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정상혈압에 비해 수축기혈압이 100 mmHg 미만인 낮은 혈압을 가진 사람들에서의 자살생각의 위험은 25% 증가했고, 저혈압의 기준을 더욱 엄격히 하여 수축기 혈압 95 mmHg 또는 90 mmHg으로 했을 때는 정상혈압에 비해 각각 43%, 74% 증가했다.

연구진은 높은 혈압에서도 이러한 결과를 보이는지를 추가적으로 확인하였는데, 높은 혈압(고헐압 전단계와 고혈압)에서는 자살생각의 위험이 정상혈압과 차이가 없었다.

조성일 교수는 "저혈압이 우울증과 불안 등 심리적 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제기한 연구는 있지만 저혈압과 자살 생각과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는 본 연구가 처음"이라며 "연구는 낮은 혈압은 고혈압과는 다른 양상의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제기한 것으로, 낮은 혈압에 대한 재평가와 모니터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연구에서 저혈압의 기준으로 설정했던 수축기 혈압 100 mmHg 미만은 전체 성인의 11%에 해당한다"면서 "심각한 저혈압이 아닌 수용할 만한 수준의 낮은 혈압도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혈압-감정 감쇠 가설(blood pressure-emotioanl dampening hypothesis)'과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

혈압감정 감솨 가설은 높은 혈압이 부정적인 감정경험과 통증 인식에 있어 억제적인 효과가 있는데 비해, 낮은 혈압에서는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를 압력반사의 감수성 차이로 설명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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