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올리는 날’을 그리며 얼마 전부터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직장인 박 씨. 나날이 좋아지는 실력에 흥미를 느껴 연말 저녁약속도 마다하고 배움에 한창이었다.
그런데 최근 박 씨의 어깨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평소 안하던 운동을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다. 급기야 옷을 입고 벗을 때 팔을 올리는 동작조차 쉽게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깨질환 중 하나인 ‘어깨충돌증후군’ 환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연말을 맞아 회식이나 모임으로 스크린골프나 스크린야구, 볼링 등 실내스포츠를 즐긴 후 뒤따른 통증으로 병원을 찾기도 하고, 추운 날씨 속에 제대로 스트레칭을 하지 않은 탓에 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운동 범위가 가장 넓은 관절이다. 그러나 동시에 관절 안정성이 낮아 쉽게 손상될 우려가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임종엽 교수의 도움말로 어깨충돌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어깨질환은 노년층에게만?” 젊은 나이에도 예외 없다
어깨충돌증후군은 노화현상에 의한 퇴행성 질환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많이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서 어깨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면, 견봉(어깨의 볼록한 부분) 주변 구조물의 크기와 모양이 변하고 주위 인대도 두꺼워지면서 충돌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다.

어깨관절이 건강할 때에는 견봉과 어깨 근육 사이의 여유가 충분하지만 나이가 들어 근력이 약해지거나 반복적으로 무리하게 어깨를 사용했을 때, 외상으로 다쳤을 경우에는 견봉과 어깨 근육 사이에 마찰이 일어날 수 있고, 잦은 마찰로 인해 어깨 근육에 염증이 생기면 어깨충돌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골프, 야구, 수영, 스쿼시, 테니스 등 어깨의 움직임이 많은 운동으로 인해 통증을 호소하는 젊은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또 △반복적으로 머리위로 팔을 들어올리는 동작을 많이 한다든지 △평소 무거운 것을 많이 들어 올린다든지 △과도한 운동으로 어깨를 많이 사용한다든지 △반대로 너무 운동을 하지 않아 어깨의 힘줄이 약해진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놔두면 괜찮아지겠지?” 회전근개 파열로 발전할 수도
어깨충돌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팔을 머리 높이, 혹은 머리 위로 들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따라서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을 때, 창문을 닦거나 샤워를 할 때 등 사소한 일상생활을 할 때 불편함을 겪게 된다. 가끔은 팔을 움직일 때 어깨 속에서 무언가 걸리는 듯한 소리가 나기도 하며, 특히 낮보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지고 자다가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의 문제는 단순 근육통으로 생각해 방치하거나 치료가 늦으면 회전근개 파열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지탱하고 움직이게 하는 4개의 어깨 힘줄로, 어깨 관절이 팔을 들어올리기 위해 삼각근을 수축시킬 때 관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이 회전근개에 이상이 발생하면 어깨충돌증후군과 마찬가지로 아픈 어깨 쪽으로 누워 잠자기가 불편하고, 머리를 빗거나 어깨 위로 물건을 드는 것만으로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임종엽 교수는 “어깨충돌증후군은 과(過 )사용에 의한 부작용이므로 조기에 발견했다면 어깨 사용을 줄이거나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회전근개 파열로 악화될 경우 그만큼 치료가 더욱 힘들어지므로 어깨통증이 생기면 참지 말고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추우니까 얼른 시작합시다?” 운동 전 스트레칭 필수
어깨충돌증후군이 발생하면 통증의 경감을 위해 보통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실시하지만, 3~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고 밤에 밤을 자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어깨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평상시 바른 습관과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하거나 작업을 할 때 팔을 팔걸이에 기대거나 팔받침을 받쳐 놓으면 어깨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운전할 때는 핸들 아래쪽을 잡으면 어깨 부담을 덜 수 있다. 장시간 앉아서 컴퓨터를 하며 업무를 처리하는 직업이라면 수시로 기지개를 켜고, 어깨를 돌리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또한 어깨 사용이 많은 운동을 할 때는 운동 전 스트레칭을 통해 힘줄과 인대의 유연성을 늘려 추가적인 손상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임종엽 교수는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에 근육이 굳어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증이 더해질 수 있으므로 몸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도 혹시 어깨충돌증후군?

1. 팔을 들 때 어깨 높이 정도에서 통증이 있으며, 완전히 팔을 들면 통증이 감소한다.
2. 어깨 위로 일을 할 때 악화되는 어깨 통증이 생긴다.
3. 처음에는 일할 때만 아프다가 점차적으로 하루 종일 통증이 있다.
4. 밤에도 통증으로 잠을 설친다.
5. 손이 등 뒤로 잘 돌아가지 않고 옷을 입기 힘들며, 목욕 시 등 씻기도 힘들다.
6. 차츰 팔을 움직일 때 어깨 속에서 걸리는 듯한 느낌이나 소리가 난다.
7. 통증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기가 힘들다.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출처 : 대한견주관절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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