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적폐청산’ 이란 낱말이 유행어처럼 자주 나온다. 그래서 그런 적폐청산이 무슨 뜻인가 하고 사전을 찾아보았다.

사전을 보면 적폐(積弊)뜻은 “쌓을 적(積)과 폐단 폐(弊)가 만나 오랫동안 쌓인 폐단, 즉 잘못된 관행, 부정부패, 비리, 악습 등을 말하는 것”이다.

또 폐단을 찾아보니 “어떤 일이나 행동에서 나타나는 옳지 못한 경향이나 해로운 현상”이라고 되어 있다.

청산(淸算)은“(사람이 일이나 부정적인 요소 따위를)깨끗이 정리하여 결말을 짓다.”다.

적폐청산은 오랜 기간에 걸쳐 쌓여온 악습의 청산, 즉 부정적 요소의 제거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적폐청산은 적폐(積弊)와 청산(淸算)의 합성어다.

원래 적폐청산이라는 말은 21세기 이전에도 나온 말로서, 정치권, 비정치권을 막론하고 ‘적폐’는 언제나 존재할 수 있으므로 아무 때나 사용되는 단어였으나, 2016년 가을 정권교체의 시발점이 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적폐청산이라는 단어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박근혜 퇴진운동의 주된 구호 중 하나로서 널리 퍼진 단어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권이 부르짖는 적폐청산의 뜻과 의미는 사전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전의 뜻으로 풀이하면 ‘오랫동안 쌓인 폐단, 즉 잘못된 관행, 부정부패, 비리, 악습의 청산 등 부정적 요소의 제거를 의미’하는 데, 최근까지 청산대상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박 정권 시대 사람들이고, 안보와 직결된 업무를 보던 부처 사람들이다.

국정원, 검찰, 경찰, 국방부에 호남일색, 자기 사람들로 채우고, 말로는 악습의 청산을 내세우며 그들(현 정권 추종자)로 하여금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으로 보인다.

3명의 전(前) 국정원장, 자살한 2명의 검사, 전직 국방부 장관 등 대상이 우연의 일치일까 모두 군사. 안보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언론분야도 마찬가지다. 오랜 기간에 걸쳐 쌓여온 악습의 대상이 어디 그들뿐이겠는가? 설령 그 악습의 대상이 박 정권 때뿐이겠는가. 기왕에 나선 적폐청산이라면 김대중. 노무현 정권까지 조사를 해서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식시키며 이참에 완전히 악습을 뿌리 뽑고, 부정부패. 비리자는 모두 구속시키는 게 옳지 않은가. 지금의 적폐청산은 다수의 국민들 눈에는 오로지 정적(政敵)을 향해 보복정치를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특히 문 정권이 말하는 적폐는 대한민국 건국과 안보와 발전의 초석을 깔아놓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고, 대한민국을 수십 년 보릿고개의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고, 경부선 고속도로를 만들어 경제 성장으로 세계최대강국을 이룬 박정희 대통령이다.

또한 개성공단 철수하고, 통진당 해산시키고, 연금 개혁하고, 김영란법 제정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적폐 대상으로 내몰고, 세계 일류기업으로 불리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적폐로 지목하고 있다.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고영주 이사장과 MBC 김장경 사장을 임기가 남아있음에도 불구, 해임 조치를 하면서 적폐대상으로 찍었다. 문 정권은 적폐청산이라는 단어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에 대해 "보수•진보, 여야, 과거의 어느 정당에서 있었다거나 과거의 어떤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하고는 상관없는 일" 이라며 "적폐청산 방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폐를 청산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된다는 대의에는 누구나 같은 뜻일 것"이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의 정권교체는 피바람의 예고편이다. 현직 대통령은 적폐청산이라는 이름하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집어넣고, 그것도 불안해, 갖은 죄목으로 박 전 대통령의 수하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죽창대신에 미디어를 이용,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선동과 조작으로 매도하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보면 ‘정적’의 음해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조광조’, 무방비 상태로 있다 압살 된 김종서 대장군, 정절을 지키려다 살해된 정몽주. 당파싸움에 말려 억울하게 개죽음을 당한 폐비 윤씨, 사도세자 등 과거 비운의 역사가 떠오른다. 그런 아픈 상처의 역사가 현실에서 재현되고 있다.

이제는 충절의 가신도 없고, 오직 탐욕에 눈이 어두운 배신자들로 가득 찬 어둔 세상이 되어버렸다.

과거 왕권의 보존을 위해 정적을 몰살시키는 것처럼 전직 대통령과 그 수하를 도살하는 피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 그 죽창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촛불의 힘으로 권좌에 앉은 지 6개월이 넘은 지금 민생문제가 산적 같이 쌓여있는데도 언제까지 피를 뿌리는 싸움질만 할 것인가. 이름뿐인 적폐청산은 오히려 국민의 원성만 높아질 뿐이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이라고 하니까 마치 그것이 편 가르기 또는 지금 정부가 앞 정부를 사정하거나 심판하는 것처럼 여기는 분들도 일부는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고 변명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그 말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촛불의 열망과 기대를 잊지 않겠다" 며 "국민의 뜻을 앞세우고 국민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도 말하며 촛불 혁명(?)을 치켜세우지만, 문 대통령이 치켜세우는 일부 국민을 제외한 촛불 세력들은 정작 북한 핵미사일이 머리 위로 연일 지나가도 ‘김정은’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심지어는 양키 고 홈(go home).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는 자들이 아니었든가.

또한 ‘평화를 바라는 양심수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부류들로 조직된 집단이 아닌가.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여전히 일부 국민을 제외한 촛불 세력을 옹호할 것인가. 가면을 벗고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마라. 그들이야말로 적폐대상이 아닐 수 없다.

문득 더불어민주당 이 모 의원이 지난 대선 때, ‘정권을 잡으면 보수를 궤멸 시킬 것’이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그래서 적폐청산을 내세우며, 보수 세력, 특히 걸림돌이 되는 안보 분야의 세력들의 씨를 말리려는 것 같다.

진정 적폐의 대상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다. 뿐만 아니라 여. 야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꾼들과 귀족노조, 전교조, 아름다운 가게, 군 인권센터, 우리 법 연구회 등이다.

이들부터, 적폐청산에 들어가야 마땅하다. 태극기를 든 사람들도 우리 국민이다.

진정 적폐청산을 원한다면 태극기 집회의 "목소리도 국민"이란 점을 인식하며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포용하고 협치를 위한 길을 더 열어야 한다.

옛말에도 ‘인과응보’ 가 있다. ‘피’(血)는 또 다른 ‘피’를 부른다.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덕과 관용을 베풀 줄 아는 지도자가 참 지도자다. 피를 뿌리는 대통령이라면, 먼 훗날 역사가 반드시 뿌린 만큼 응징할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문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적폐청산에 대한 우려와 반발을 나타내며, 더 이상 지속되면 국민통합을 저해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