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제출자료 충실성이 결정적…국내 규정 미비 고민 중"

대표적인 면역항암제인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국내에서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빠른 허가를 위해서는 제약사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국내에서 옵디보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호지킨 림프종, 두경부 편평세포암, 요로상피세포암 등 6개 암종에 대해 허가됐고, 키트루다는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 2개 암종이 허가됐다.

반면 미국 등 해외에서는 옵디보가 8개 암종, 키트루다는 7개 암종에 대해 허가됐다.

김종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유전자재조합의약품과 연구관(사진)은 9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2017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미국에서 허가가 됐는데 한국에서 허가가 안된 것은 규제·규정의 차이"라며 "똑같은 허가서류를 제출한다하더라도 허가기간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옵디보와 키트루다를 비교했을 때 옵디보가 더 많은 적응증을 획득한 것은 제출자료의 충실성이 결정적인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관은 "옵디보가 국내에서 허가를 더 많이 받은 이유는 간단하다"면서 "허가신청을 누가 먼저 했느냐, 자료를 얼마나 충실하게 제출했느냐, 식약처의 보완사항을 회사가 어떻게 준비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임상승인된 적응증이 많아 가까운 시일 내에 허가받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

김 연구관은 "미국 FDA나 식약처는 자료에 근거해서 허가해 준다"며 "암종에 대한 단독요법뿐 아니라 병용요법도 반영되기 때문에 제약사가 어떤 것부터 허가받을 것인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전략적인 측면"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제약사들의 전략이 기존 표적치료에 실패한 4차요법부터 3차요법, 2차요법, 1차요법으로 나간다"며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접근해야만 가장 빨리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면역항암제의 적응증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패스트 트랙(Fast Track), 브레이크쓰루 테라피(Breakthrough Therapy), 희귀약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 제도 등을 통해 신속히 허가되고 있는데 반해 국내 규정이 미비한 점도 언급했다.

김 연구관은 "미국은 브레이크쓰루 등이 심사규정으로 돼있지만 국내에서는 법안 마련이 돼있지 않고 규정도 없다"며 "현행 규정 내에서 조건부로 허가하면서 더이상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에게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와 어떻게 안정성을 확보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식약처는 상위 규정에서 혁신적인 의약품에 대해 빠른 허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제약사들을 위한 맞춤형 '법'이 아니라 미국 FDA가 인정한 획기적 의약품을 한국에서도 동등한 대우를 받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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