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폐암환자의 92% 비흡연자, 인종 유전학적 연구 필요성 제기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암 사망률 1위인 폐암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조기진단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대부분 폐암환자가 흡연자에서 발생하는 서구와 달리 한국을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여성 폐암환자의 90% 이상이 비흡연자인 만큼 인종 유전학적 연구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계영 대한폐암학회 이사장(사진)은 '2017 비흡연 여성폐암 캠페인'을 앞두고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폐암은 흡연자에서 발생한다는 의식이 일반인은 물론이고 의사들에서도 고착돼 있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가 늘고 있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을 포함한 서양 폐암환자의 90% 이상이 흡연자인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양권에서는 전체 폐암환자의 30%가 비흡연 폐암환자이며, 특히 여성 폐암환자의 92%가 비흡연자라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3년~2004년 일반건강검진을 수행한 비흡연 여성 600만명을 12년간 추적관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폐암 발생자들의 평균 연령은 61.2세로 폐암이 발생하지 않은 군의 46.8세에 비해 비교적 높은 연령에서 발생했다.

체질량 지수, 기존암 여부, 생활습관 등을 전반적으로 보정한 결과 주 2~3회 이상 음주자 24.7%, 운동 주 3~4회 미만 2.6%, 육식 위주의 식이 6.7% 폐암발생 위험도가 높았다.

기존암 진단자는 암 진단을 받지 않은 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폐암발생 위험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정상 체중 보유자에 비해 저체중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김승준 교수(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는 "국내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폐암 발생원인은 간접흡연, 미세먼지, 환경오염, 요리 중 발생하는 연기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며 "무엇보다 가족력이 중요하다. 직계가족이 폐암은 물론, 다른 암을 갖고 있을 경우에도 암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조기진단을 통해 폐암 진단률을 높여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계영 이사장은 "완치 가능한 1·2기 폐암환자는 전체 환자의 20%에 불과하고 진단 당시 전이가 있는 4기 폐암환자가 50%를 넘는다"면서 "폐암환자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1·2기 진단률을 높여야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표적·면역항암제는 대부분 4기 폐암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생존기간을 연장할 뿐 생존률을 높이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이는 현재 나오는 학술데이터가 서양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조기 폐암검진도 미국의 경우 저선량 CT검사를 권고하지만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있어 비흡연 폐암환자가 많은 동양권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해 인종 유전학적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한폐암학회는 흡연에 고착돼 있는 폐암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비흡연 여성폐암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오는 27일 건국대병원에서 '2017 비흡연 여성폐암 캠페인'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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