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자꾸 눈물이 흐른다며 안과를 찾는 환자 분들이 부쩍 는다. 이런 분들 중 상당 수가 ‘눈가가 짓무르고 아프다’, ‘안경에 김이 서린 것처럼 뿌옇게 보여 흐리게 보인다’, ‘눈물 때문에 화장이 지워진다’, ‘야외활동 시 눈물을 계속 닦느라 번거롭다’ 등의 불편감을 호소한다.

눈물흘림증은 나이에 따른 상관관계가 높으며, 특히 중년, 노년의 여성에게 많은 질환이다. 백내장, 눈꺼풀처짐과 더불어 안과를 찾는 중-노년 어르신들의 3대 안과질환으로 결코 드문 증상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눈물흘림을 가벼운 증상이라 생각해 방치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눈물 때문에 눈을 자꾸 비비게 되어 만성적인 안질환에 시달리기도 하며, 눈물주머니에 심한 염증이 생기는 경우 눈 안쪽이 붓고 위험한 감염증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치료해야 한다.  

눈물흘림증의 원인은 눈물이 과도하게 분비가 되거나 눈물 배출 장애가 있는 경우이다. 눈물 많이 분비되는 원인은 역설적으로 눈이 건조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나이가 들며 눈물샘의 위축이 되고, 여러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눈물생성이 저하된다.

또 몸에 당뇨병이나, 류마티스와 같은 전신적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그럴 수 있는데, 눈이 건조하면 외부자극에 눈이 취약해져 찬바람이 불거나 추운 곳에 있으면 반사적으로 눈물이 흐르게 된다. 그 밖에도 안면마비나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경우에도 자극에 의한 눈물흘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눈물샘의 종양이나 염증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눈물 배출에 장애가 있는 경우는 눈꺼풀에 문제가 있거나 눈물소관, 눈물주머니, 코눈물관과 같은 눈물길이 막히는 경우이다. 눈물샘에서 분비된 눈물을 눈꺼풀이 깜빡이는 힘에 의해 안쪽 눈구석에 있는 배출로인 눈물점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나이가 들면 눈꺼풀이 늘어나고 탄력이 없어지게 되 이 펌프기능이 약해지게 된다.

이후 눈물은 눈물점, 눈물소관을 통해 코눈물관을 따라 코로 배출되는데, 나이가 들면 이 관이 좁아지게 되고 결국 눈물이 얼굴로 흘러내리게 된다. 하지만 젊은 층에서도 눈물길이 막히는 경우가 있는데 심한 바이러스성 결막염을 앓고 난 후 염증에 의해 눈물길 협착이 생기거나, 여자의 경우 눈 화장을 짙게 하면 화장품이 눈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눈물흘림 원인을 알아보는 검사는 의외로 간단하다. 기본 세극등검사로 안구건조증이나 눈썹이 눈을 찌르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 한 후 눈물길 관류검사를 시행하면 된다. 눈물길 관류검사는 눈물점에서 물을 흘려 코로 흘러 나오는지 보는 검사로 외래에서 시행할 수 있다. 눈물길 관류검사에서 식염수가 코로 내려오지 않으면 눈물길이 막혀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눈물흘림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안구건조증에 의해 반사성으로 눈물이 나는 경우는 경우는 오히려 인공눈물을 점안하게 된다. 환자분들 중에서는 눈물이 나는데 왜 눈물약을 처방해 주냐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안구건조증의 경우 인공눈물로 눈에 자극을 줄이면 눈물흘림이 곧 좋아지게 된다. 또한 눈썹이 찌르는 경우는 비정상적인 속눈썹을 제거하는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만일 눈물길이 막혀 있다면 단순한 약물치료는 안되고 시술이나 수술로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눈물길이 완전히 막혀있지 않고 증상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눈물길을 넓혀주는 실리콘관 삽입술을 받아 볼 수 있다.

국소마취하에 10분 정도 소요되는 시술로 간단하고 별다른 합병증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눈물길이 완전히 막혀 있다면 실리콘관 삽입술로 효과를 보기 어렵고, 막힌 눈물길을 대신하는 우회 통로를 만들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눈물주머니와 코 사이에 있는 뼈에 작은 구멍을 낸 후 눈물주머니와 코 안이 직접 연결되도록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로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근래에는 피부절개를 하지 않고 코내시경을 이용해 이 수술을 시행하기 때문에 흉터가 없고, 수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른 것이 큰 장점이다.

눈물은 눈을 보호해 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눈에 영양공급도 해주고 노폐물도 제거해 준다. 하지만 물도 흐르지 못하면 썩는 것처럼, 눈물이 고여있고 내려가지 못하면 눈에 염증을 일으켜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눈물이 많이 흘러 일상생활이 불편한 정도라면 눈물길이 막히지 않았는지 검사를 받아보고, 막혔다면 눈물길을 넓혀주는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건국대학교 안과 신현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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